고객반응 조사·신제품 아이디어 수집 SNS가 '효자'
소셜미디어는 고객의 소리(VoC·voice of customer)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고객의 반응을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 고객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는 기업이 콜센터, 설문조사 등 전통적 방법으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 기업은 소셜미디어에서 구한 통찰력을 통해 서비스 품질 개선뿐만 아니라 제품 개발, 판매 프로세스 혁신까지 이룰 수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고객 반응 청취

소셜미디어는 비싸고, 느리고, 부정확한 기존 조사방법의 단점을 한번에 다 털어낸 ‘효자’다. 소셜미디어는 매일 24시간 운영되는 공개 채널로, 기업에 가치 있는 고객 피드백을 끊임없이 제공한다. 소비자들은 어떤 대가도 받지 않고 무료로 피드백을 주는데, 소셜미디어를 통한 피드백은 심층 면접에서 유도한 데이터만큼 질적 수준이 높다.

소셜미디어 데이터는 양에 제한이 없고, 인터넷으로 전해지기 때문에 대량으로 수집해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다. 특히 텍스트마이닝 툴(text-mining tool·방대한 소비자들의 코멘트를 샅샅이 뒤져 패턴과 문제를 찾아내는 소프트웨어)의 출현으로 디지털 형태의 고객 반응을 쉽게 정량화해 분석할 수 있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도 결과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얻은 정보에 근거,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조직은 그럴 의지나 능력이 없는 조직에 비해 큰 경쟁력을 갖는다. 회사가 청취하는 모든 소비자의 의견이 눈에 띄는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아도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객들에게 소셜미디어에서 소통된 문제들이 해결됐음을 알리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제품 개발

소셜미디어는 고객 서비스뿐만 아니라 상품 개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풍부한 고객 정보는 물론 그 요구와 취향까지 알려주면서 고객 지향적인 기업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얻은 고객의 특성을 제품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소셜미디어에서 구한 고객의 아이디어나 정보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일부 기업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객이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오스트리아의 크리스털 제조 판매 회사인 스와로브스키는 고객들이 원하는 디자인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공했다. 그 결과 당장 제품으로 내놓아도 손색 없는 디자인 아이디어 수백개를 얻을 수 있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대형 은행 웰스파고는 충성 고객 확보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혁신 네트워크’를 만들고, 고객 경험을 향상시킬 아이디어나 특별 제품 등에 대한 직원 아이디어를 50개 이상 수집했다. 그 중 뛰어난 혁신으로 이어진 사례만 7개가 보고됐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공개 개발을 진행하면 다양한 경로로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공유할 수 있다. 또 신제품에 관한 피드백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 가격과 제품의 특성,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결함 등 여러 측면에서 값비싼 실수를 막아주는 이런 피드백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오늘날 기업들이 신제품에 필요한 모든 전문 지식을 갖추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외부로부터 아이디어를 끌어올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고객반응 조사·신제품 아이디어 수집 SNS가 '효자'

#소셜마케팅을 통한 마케팅과 판매

소셜미디어는 마케팅에서 판매, 사용으로 이어지는 구매 순환 주기에 속도를 붙였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리는 구매 과정 중간에 광고, 브로슈어를 통해 소비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면서 정보를 독점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의 소비자는 모든 정보를 클릭 몇 번으로 얻은 뒤 순식간에 가격을 비교하고 후기를 읽는다. 이렇게 관련 지식으로 무장하고 온라인으로 구매 결정을 내리는 까닭에 기업들이 소비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만한 여지는 거의 없다. 제품을 사용해 본 소비자의 다양한 의견이 더욱 중요해졌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제품을 홍보하는 전략을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응용한다면 제품에 대한 관심을 효과적으로 불러일으킬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활동 중인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홍보하는 역할을 맡기도 한다. 이 전략이 성공하면 기업이 강요하지 않아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엄청난 홍보 효과가 자체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액센츄어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판매효과 극대화 전략을 세 가지로 나눠 제시했다. 첫 번째 전략은 소셜미디어를 소비자 개인에게 접근하는 새로운 채널로 활용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제품의 공동구매를 주도할 사람을 찾고, 소비자들이 스스로 커뮤니티를 만들게 도와주는 등 소비자의 개인 네트워크를 동원할 수 있게끔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대중을 움직일 수 있는 여론주도층(opinion leader)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SNS를 활용한 비즈니스 계획과 준비

소셜미디어 활용 시작 단계에서는 소셜미디어에서 일어나는 대화를 단순 청취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이때 기존의 소셜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에서 회사와 제품, 브랜드 등에 대한 고객 의견을 확인하고 수집된 정보를 분석해야 한다. 고객이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때는 회사‘에’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이야기한다. 소셜미디어 피드백은 즉각적이고 커다란 평판 리스크를 야기한다. 따라서 기업이 소셜미디어에 드러난 고객의 반응을 청취하지 않는다면 화난 소비자들이 인터넷에 퍼뜨리는 나쁜 평판에 포위당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들의 반응을 청취하고 분석하면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빠르게 얻을 수 있다.

단순 청취 후에는 기존의 커뮤니티와 상호작용을 시도할 수 있다. 기존 대화에 참여해 대화의 수준을 높일 만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페이스북 등 주요 소셜네트워크 커뮤니티에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유튜브나 플리커 등에 동영상이나 사진을 업로드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소셜네트워크 활용을 위해 자사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회사 웹사이트와 커뮤니티를 통합하거나 회사 웹사이트와 링크된 독립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다.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 커뮤니티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멤버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작업이 필요하다. 커뮤니티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모니터링할 도구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커뮤니티가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커뮤니티가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고 있는지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반응 조사·신제품 아이디어 수집 SNS가 '효자'
마지막 단계에서는 고객 참여의 일환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과 비즈니스 파트너가 그날그날 벌어지는 회사의 비즈니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 이때 전략이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기업이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판매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갈 것인지를 미리 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진한 우정이 하루 사이에 생겨나지 않듯이 소셜미디어 사용자 사이에서 기업이 신뢰를 받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일단 신뢰를 얻을 수만 있다면 그만한 가치는 분명히 있다.

김석태 <액센츄어 경영컨설팅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