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이 7일(현지시간) 실시된 '트리플 경선'에서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치며 승리했지만 여전히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 크게 뒤지고 있다.

CNN방송이 콜로라도와 미네소타주 코커스(당원대회), 미주리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끝난 뒤 추산해본 대의원 확보 상황을 보면 롬니 전 주지사가 115명으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38명으로 2위다.

샌토럼 전 의원은 34명으로 3위에 랭크됐고 론 폴 하원의원이 20명으로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되려면 2천286명의 대의원 중 과반인 1천144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그동안 실시된 8차례의 경선에서 4번의 승리를 거둔 샌토럼이 대의원 확보경쟁에서 3위로 부진한 것은 지난 2010년 8월 공화당이 대선후보 경선에 관한 규칙을 변경한 것과 관련이 있다.

그 이전까지 주로 '승자독식제'를 채택해온 공화당은 경선 승리자가 조기에 결정돼 민주당에 비해 유권자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승자독식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득표비율에 따라 대의원을 할당했다.

그 결과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에다 7일의 3개 경선을 모두 이긴 샌토럼이지만 '대의원 확보' 측면에서는 큰 실익이 없었다.

아이오와 코커스(대의원 28명)의 경우 사실상 롬니와 '공동 1위'였고, 미네소타(40명)와 콜로라도(36명)의 경우에도 이날 투표 결과로 곧바로 지지 대의원 수가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추후 별도로 당대회를 열어 대의원을 확정하게 된다.

롬니의 경우에는 승자독식제를 채택한 플로리다주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해 50명의 대의원을 싹쓸이한 것이 대의원 확보경쟁에서 큰 힘이 됐다.

게다가 다음 경선일정이 잡힌 애리조나 프라이머리가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롬니의 우세가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롬니 진영은 '트리플 경선' 패배에도 "대세에는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의미와 방향성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비록 대의원 확보 면에서 실익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8개 경선 가운데 절반인 4군데에서 승리한 샌토럼이 한두 차례 의미있는 승리를 더 거둔다면 '롬니 대항마'로서 확고한 자리 매김을 하면서 대의원 경쟁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미주리주의 경우 내달 17일 별도의 코커스를 열어 52명의 대의원을 선출하지만 이미 확인된 '득표결과'가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CNN과 달리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서는 샌토럼이 대의원 확보면에서 이미 깅리치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 것으로 전하고 있다.

특히 10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지는 3월6일의 '슈퍼 화요일'에서 샌토럼이 어떤 성적표를 거둘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슈퍼 화요일에 치러지는 조지아주 경선의 경우 76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고, 오하이오 66명, 테네시 58명, 버지니아 49명, 오클라호마 43명, 매사추세츠 41명, 아이다오 32명 등 비교적 많은 대의원을 놓고 후보들이 각축을 벌이게 된다.

샌토럼과 '보수후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깅리치 전 의장도 벌써부터 오하이오를 돌며 "3월의 기대하라"고 벼르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