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사태를 놓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유엔의 시리아 제재 결의안을 반대한 러시아가 외무장관을 시리아로 파견하자 서방 선진국들이 시리아 주재 대사를 잇따라 소환하고 있다.

러시아는 7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미하일 프라드코프 대외정보국 국장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시리아에 파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시리아 제재 결의안이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부결된 지 사흘 만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알아사드 대통령이 유혈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시리아 정부가 새로운 헌법을 제정하기 위한 계획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시리아를 옹호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서방 국가들은 시리아 주재 대사 소환으로 맞섰다. 프랑스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시리아 정부의 국민 탄압이 악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협의를 위해 시리아 주재 대사를 소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대사 소환 결정을 내렸다. 걸프협력회의(GCC)도 소환 대열에 동참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알아사드 대통령이 선거 조작을 통한 정권 유지를 약속한 것에 불과하다”며 “그의 약속으로 시리아의 민주화를 위한 평화로운 대화가 가능할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유럽연합(EU)은 시리아 중앙은행의 자산 동결과 금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귀금속의 수출입 금지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