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회장 "지금 어렵지만 태양광 미래 낙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사진)은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알짜배기 웅진코웨이를 팔게 돼 안타깝지만 다른 회사를 내놓으면 자금난이 풀리지 않아 정면돌파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번 결정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결정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윤 회장과의 일문일답.

▶알짜기업 매각 결단했는데.

“아마 웅진코웨이만큼 좋은 회사가 없을 것이다. 기업문화도 그렇고, 기술개발력도 그렇고, 그리고 (웅진코웨이만큼) 안정적으로 고객을 접목하는 기업이 없다. 고객 350만명과 늘 대화를 나누는 조직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어떤 제품을 만들어 내놔도 계속 시장 1위였다. 매트리스도 그렇고. 웅진코웨이는 매년 15~20%씩 성장해왔고 올해도 매출 2조원에 흑자 3000억원은 낼 것이다. 참 좋은 회사다.”

▶좋은 회사를 왜 내놨나.

“다른 계열사를 내놓으면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을 했다. 그럼 (매각 대금을) 어디다 투자할 거냐다. 나는 일단 태양광 사업의 미래를 믿는다. 태양광을 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땜질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지금 태양광을 보고 (금융권이) 대출을 해주나. 6개월 전만 해도 태양광 하면 돈을 싸들고 대출해줬는데 말이다.(허허)”

▶대안은 없었나.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룹이 어렵게 가면 앞으로 웅진코웨이한테 ‘(다른 계열사를) 도와줘라 도와줘라’ 할 것 아니냐? 나는 투명하지 않은 것을 싫어한다. (웅진코웨이를 팔기로 한 것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이다.”

▶자금 회수 압박은 없었나.

“아직 우리 대출금이 만기가 돌아온 것은 없고. 몇 달 시간이 있다.”

▶극동건설을 끌어안고 가는 게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건설은 포기한다 하더라도 살 업체가 없고 지금 팔면 손해를 상당히 보지 않겠나. (극동건설이) 자금 상황은 좀 그렇지만 지난해 1조7000억원어치나 수주했고 분양도 잘 되고 있다. 2~3년 갖고 있으면 제대로 팔 수 있는 물건이다. 만약 지금 팔린다 해도 그 돈으로는 태양광에 투자하기도 힘들고.”

▶LG전자가 웅진코웨이 지분 매입에 관심 갖고 있다고 한다.

“어디가 가져가도 관계없다. (웅진코웨이) 내용을 들여다보면 예컨대 카드회사라면 카드를 무제한 늘릴 수 있고, 가전회사는 가전제품을 많이 팔 수 있고, 보험도 그렇다. 웅진코웨이는 제품 내놓을 때마다 100% 성공했다. 정수기 하다가 비데 하고, 다시 연수기 하다가 그 다음에 공기청정기, 그리고 매트리스까지. 다 1등이다. 가정생활과 관계있는 업체들은 (웅진코웨이 인수하면) 엄청나게 좋을 것이다. 예를 들면 SK텔레콤이나 KT 같은 데도 좋을 거고. (인수 후보로) 안 되는 기업이 화학이나 특수한 업종 빼고는 없다.”

▶사전에 얘기된 매입자 없나.

“그런 거 없다. 사전에 얘기하면 잡음이 나올 수도 있고. 7일 매각주관사 희망 업체들이 브리핑을 했으니까 8일 아침엔 (주관사가) 결정될 것이다. 주관사가 결정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매입 희망업체들) 얘기가 나오지 않겠나.”

▶시간을 벌기 위해 매각 카드를 내놨다는 얘기도 들린다.

“나는 그런 짓 안 한다. 여태까지 기업을 건전하고 깨끗하게 해왔다. 정경유착이나 탈세 이런 거 한번도 없었다. 우리 회사 연혁을 한번 찾아 보라. 나는 변칙에 대해서는 용서를 하지 않았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