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평화상이 스웨덴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노벨평화상이 당초 취지를 벗어나 정치화됐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AP통신은 노벨상 기금을 관리하는 스웨덴 스톡홀름의 행정위원회가 노벨평화상이 노벨의 유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2일 보도했다. 행정위원회는 노벨재단에 공식 입장 표명을 요청했다.

노벨은 1895년 “국가간의 형제애, 현존하는 군대의 폐지나 감축, 평화회의의 개최나 촉진을 위해 일한 사람에게 상을 주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번 조사는 노르웨이의 평화운동가인 프레드릭 헤퍼멜의 청원으로 시작됐다. 헤퍼멜은 인터뷰를 통해 “노벨은 무력없는 국제질서를 추구하기 위한 평화운동가들을 위해 노벨평화상을 제정했다” 며 “대통령직 취임 첫해인 2009년 노벨평화상을 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군대 폐지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노벨평화상을 시상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2차대전 이후 수상 요건을 환경, 인도주의 관련 노력 등으로 확대했다. 때문에 앨 고어 전(前) 미국 부통령, 중국 인권 운동가 류사오보(劉曉波) 등이 상을 받았지만 이들의 활동이 노벨평화상 수상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한편 스톡홀름 내 각종 재단과 기금의 운영에 대한 감독권을 가진 행정위원회는 노벨평화상이 창설자의 뜻을 잘 지키고 있는지 점검하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재단 결정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 노벨평화상은 매년 10월께 발표되며 시상식은 12월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