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교토삼굴(狡兎三窟)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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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인생, 노후 준비는 필수…건강·돈·사회참여 미리 설계를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대표 bosohn@prudential.co.kr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대표 bosohn@prudential.co.kr
평균수명의 증가에 따라 고령화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 ‘나이 듦’에 대한 국가적, 사회적, 개인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30년 전만 하더라도 환갑이라고 하면 무병장수와 그에 따른 축하의 의미가 있었지만, 100세 인생을 살고 있는 현재 환갑은 제2의 인생 시작점으로 경제적, 심리적 부담이 현실화되는 시기로 바뀌고 있다.
최근 필자 회사에서 희망하는 은퇴 나이를 묻는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참가자 9000여명 중 30% 이상이 가장 희망하는 은퇴 나이대로 60~64세를 답변했는데, 60세 이후에 은퇴하고 싶다고 한 답변이 무려 60%가 넘게 나타났다. 특히 희망하는 은퇴 나이가 연령대별로 점차 높아져 60대 참가자의 경우는 70세로 급격히 늘어났다. 이는 많은 사람이 노후에 대한 준비가 여전히 부족하고 불안해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이제 노후 준비는 사회 전반의 필수 과제가 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우리는 행복한 노후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여기서 중국의 사마천이 지은 사기(史記)에 나왔던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는 교훈을 되새겨 보자. 교토삼굴이란 꾀 많은 토끼가 굴을 세 개나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는 뜻으로, 지혜로 위기나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노후준비에 대입해보면 자신만의 현명한 원칙 세 가지를 정해놓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필자가 생각하는 노후를 위한 교토삼굴은 건강, 경제적 자립, 그리고 사회 참여라 할 수 있겠다.
100세 인생을 감안해 볼 때 노후는 전체 인생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노후시기를 건강하게 보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 건강설계표를 작성해 작은 수칙부터 먼저 실행하고 체크해 가야겠다. 노후는 수입 없이 오래 살아야 하는 리스크가 있다. 여기에 암과 같은 중대질병의 발병률이 높아 의료비 증가에 대한 리스크도 더해진다. 이를 위해서는 재무계획을 미리 세워 경제적인 리스크를 대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작은 부분이라도 사회활동을 지속하는 것으로 봉사활동과 같은 나눔형 사회 참여를 통해 건강지수뿐 아니라 행복지수를 높이는 것이다.
준비 없는 노후는 재앙이라는 말이 있다. 즐거운 ‘나이 듦’이 되기 위해서는 교토삼굴의 교훈을 거울 삼아 나만의 세 가지 현명한 원칙을 세우고 미리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손병옥 < 푸르덴셜생명 대표 bosohn@prudentia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