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中ㆍ태국 찍고 미얀마로
“지난해 미얀마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태국의 6분의 1 수준이었다. 매력적인 시장임에 틀림없다.”

일본 종합상사 소지쓰(雙日)의 오다기리 겐(小田切建) 동아시아사업팀장은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미얀마의 최대 경제도시인 양곤에 대규모 공업단지 두 곳을 세우기로 결정하고 부지 확보에 나섰다.

두 공단의 규모는 각각 100만㎡(30만2500평)로 이 회사의 베트남 생산공장보다 두 배 가까이 크다. 완공되면 가전제품, 섬유, 자동차, 금속 등 50여개의 일본계 제조업체가 입점할 계획이다. 오다기리 팀장은 “예전 같으면 중국이나 태국 등지에 공장을 만들었겠지만 최근 이들 지역의 인건비와 땅값이 크게 오르면서 미얀마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기업들이 중국, 베트남, 태국을 거쳐 미얀마로 향하고 있다. 보다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을 이용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3월 미얀마에는 군사 정권이 50년 만에 종식되고 민간 정부가 들어섰다. 민간 정부는 개혁·개방 노선을 외치며 외국 기업의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동안 막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력 부족으로 개발할 엄두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미얀마는 세계 최고의 목재 가운데 하나인 티크나무의 80%, 루비의 99%를 보유하고 있다”며 “천연가스와 납, 아연뿐 아니라 금과 옥, 진주 등 보석류의 산지”라고 설명했다.

종합상사 마루베니(丸紅)는 지난달 초 수도 네피도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중국에서 벌이고 있는 의류, 섬유, 에너지 등 사업 중 일부를 떼와 이곳에서 진행하기 위해 사전작업에 나선 것이다. 마루베니 측은 “미얀마에서 근로자 한 명을 1년간 고용하는 비용은 평균 629달러(72만원) 정도”라며 “한 달 급여만 150~300달러인 중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10년 전부터 미얀마에 화력발전소용 가스터빈을 공급하고 있는 히타치제작소는 최근 전력, 교통, 도시개발 등 인프라 부문으로의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요다화학건설도 1993년 중단했던 미얀마 인프라 사업을 최근 재개했다. 이외 이토추, 미쓰이물산, 미쓰비시 등 다른 일본 업체들은 미얀마 주재원 수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