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구내 카페 ‘오젠’ 사업에서 손을 뗀다고 27일 발표했다. 대기업들이 빵집 등 서민형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커지자 오해 소지를 없애기 위해 철수를 결정한 것이라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오젠은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과 제주 해비치호텔 두 곳에 들어서 있으며 정몽구 회장의 딸인 정성이 씨가 고문을 맡고 있는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의 사업부서로 운영돼왔다. 현대차그룹은 “오젠은 사원 복지 차원에서 운영중인 구내매점으로 사업영역 확장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해왔다. 오젠이 김밥, 샌드위치와 커피 등을 파는 사내 매점 성격의 편의시설로 운영됐기 때문에 베이커리 사업 진출로 해석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오젠은 다른 대기업 식음료 사업과는 달리 베이커리 관련 시설을 전혀 갖추지 않았다”며 “판매하는 품목들은 외부 식품 제조 가공업체로부터 전량 납품받아 운영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양재동 본사 사옥은 아침 일찍 출근하는 직원들이 간단히 식사를 해결할 장소가 마땅히 없고 조식을 제공하는 외부 식당들도 8차선 도로를 건너야만 갈 수 있어 직원 복지 차원의 편의 시설로 오젠을 운영해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기업 오너 일가의 베이커리 사업 진출로 골목 상권이 축소되고 있다는 여론이 높아진 상황에서 계속 사업을 운영하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표방해온 기업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의 상호 ‘오젠’은 폐지하고 양재동 사옥 매점은 본사 직영의 비영리 직원 휴게 공간으로, 제주해비치호텔 영업장은 고객 라운지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