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울었어요. 진짜 가슴 찡한 감동이었죠. 점박이 짱!” “3D영화라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스토리가 알차고 흥미진진했어요.”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긴장감과 스릴이 넘치는 영화.”

지난 26일 개봉한 토종 애니메이션 ‘점박이:한반도의 공룡3D’(감독 한상호)에 관객들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2008년 EBS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에 등장한 캐릭터에 스토리를 입혀 만든 한국형 가족영화다. 전 세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판타지 영화란 점에서 흥행성이 기대된다.

영화는 8000만년 전 한반도에 살았던 공룡 점박이의 일생을 그렸다. 타르보사우루스 가족의 막내로 태어난 점박이는 폭군 티라노사우루스 ‘애꾸눈’의 공격으로 가족을 잃고 고아로 성장한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결혼해 새끼를 낳고 행복할 즈음 위기가 닥친다. 화산이 폭발하고 ‘애꾸눈’과 비열한 사냥꾼 벨로시랩터 무리의 공격을 받는다.

공룡의 생태만 다뤘던 기존 작품들과 달리 풍성한 드라마가 감동을 선사한다. 할리우드 영화 ‘쥐라기공원’만 해도 인간이 주인공이고 공룡은 보조적인 캐릭터였다. 이 작품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온힘을 다하는 주인공 점박이를 통해 진한 가족애를 전달한다. 점박이의 모험은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할 여지도 준다.

3D로 되살린 '한국 공룡' 세계인 사로잡는다
이창훈 드림서치 대표는 “삶의 밝은 면만 그린 일반적인 어린이 영화와 달리 어두운 면도 집어넣었다”며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보면서 가족의 사랑을 새겨보도록 기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백악기의 원시림을 표현하기 위해 뉴질랜드의 자연을 촬영한 배경에 정교한 공룡 캐릭터들을 그려넣어 영화를 제작했다. 할리우드 영화들은 북미 지역에 서식한 티라노사우르스를 내세우지만 이 영화는 아시아 지역에 살았던 타르보사우르스를 등장시켰다. 세계 영화시장에서 처음으로 ‘아시아 공룡’이 주연으로 등장한 것이다.

한반도에 살았던 17종 80여마리의 공룡을 컴퓨터그래픽(CG)과 3D기술을 동원해 진짜처럼 실감나게 표현한 게 강점이다. 공룡의 움직임이나 피부의 각질 등이 살아있는 듯 생생하다. 그렇지 않았다면 흔한 애니메이션으로 전락하고 말았을 것이다. 3년간 500여명의 스태프가 독자 기술로 완성했다.

제작 도중 3D영화 ‘아바타’에 충격을 받아 기간을 연장하며 3D품질을 끌어올렸다고 한다. 총제작비는 80억원이며 33개국에 선판매됐다. 올 가을에는 EBS가 메이킹과정을 포함해 3부작으로 방송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원소스멀티유즈에 최적의 콘텐츠”라며 “출판과 전시·공연사업뿐 아니라 테마파크까지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사 측은 점박이 공룡을 넣은 그림책도 발간할 예정이다.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직후에 내놓은 그림책은 76만부나 팔렸다. 3D입체영상을 결합한 전시회 ‘한반도의 공룡탐험전’도 큰 사랑을 받았다.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은 역대 다큐멘터리 중 최고가에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 8개국에 수출됐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