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하다간 보행 힘들어…증상 심각하면 수술적 요법 필요해

하이힐병 '무지외반증' 급증
젊은 여성들은 자신의 키를 더욱 커보이게 하고 다리 라인을 예쁘게 보이기 위해 10cm 이상 굽이 달린 하이힐이나 굽 높은 부츠를 자주 신는다. 하지만 높은 굽의 구두를 신게 되면 발가락이 휘어지는 무지외반증 질환이 종종 발생한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방향으로 휘는 변형을 말한다. 엄지발가락이 휘게 되면 발 옆 부분도 튀어나오게 된다.

무지외반증은 대부분 신발이 원인이다. 여성들이 하이힐을 신기 시작하면서부터 환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실제 환자 수는 2005년 2만5000명에서 2009년 4만2000명으로 무려 77%나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의 무지외반증 환자들은 여성미를 살리기 위해 고통을 감수하고 질환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않고 40~50대가 되어서야 치료를 시작하고 있다. 치료를 늦게 받게 될 경우 엄지발가락의 변형부터 발가락도 단계적으로 휘어지게 된다. 또 발목이나, 무릎, 척추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 최악의 경우 보행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무지외반증은 치료가 필요한 병으로 알지 못하거나, 또는 적절한 치료방법을 몰라 방치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과거 ‘버선발 기형’이라 불렸던 무지외반증은 부모 중에 같은 증상을 가지고 있거나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에게 흔히 볼 수 있다. 평발이나 선천적으로 관절이 유연한 사람도 이러한 변형이 생길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해주는 것이 좋다.

관절전문 희명병원 정형외과 남희태 진료과장은 “최근 많은 여성들에게서 무지외반증 증상이 발생하고 있다. 여성들이 신체의 편안함 보다 미에 관심을 많이 둬 하이힐을 신기 때문”이라며 “무지외반증 초기 증상일 경우 발에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발가락 모형의 본을 뜬 교정 깔창 등 보전적 요법으로 증상완화가 가능하지만 이미 변형이 심각한 상태라면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가락이 이미 휘어진 무지외반증은 초기에는 보존적인 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환자의 대다수가 초기에 증상을 발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미 변형이 심각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돌출된 부위를 제거하고 다시 각을 교정해주는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발가락이 휘어지면서 튀어나온 부분을 절제하고 치우쳐진 뼈를 다시 교정하는 수술이다. 1시간 이내로 수술이 마무리되고 일정시간의 회복기간을 거치면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 발을 잘 예방하는 것이다. 예방법으로는 하이힐을 신는 시간을 줄이고 엄지 발가락의 좌우 이동이 가능하고 수축 기능이 가능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