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면 매출 저절로…伊바이네르 판권 인수해 글로벌 슈즈社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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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훈의 기업인 탐구 - 안토니 김원길 대표
올해 '사회환원' 목표 5억…직원이 행복해야 좋은 신발
시드니·상하이 매장 연내 '오픈'…15년내 최고 브랜드 만들 것
올해 '사회환원' 목표 5억…직원이 행복해야 좋은 신발
시드니·상하이 매장 연내 '오픈'…15년내 최고 브랜드 만들 것
기업은 대개 연말이나 연초에 새해 사업계획을 확정한다. 여기에는 매출과 순익목표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담긴다. 하지만 중졸 학력으로 구두업계에 투신한 지 30여년 만에 연매출 400억원대 기업으로 키운 김원길 안토니 대표(51)의 사업계획은 특이하다.
첫째 계획은 사회를 위한 봉사다. 그는 매출이나 순익 목표보다 우선 올해 얼마나 사회를 위해 베풀 것인지를 정한다. 금년 목표는 5억원이다. 작년보다 20% 이상 늘어난 액수다. 그는 자기 집도 없다. 일산에서 노모를 모시고 전세를 산다. 하지만 내집 마련보다 더 중요한 게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올해는 경기가 나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럴수록 남들을 더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 골프꿈나무 지원, 비즈니스꿈나무 기르기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사회 봉사 계획을 연초에 확정했다.
둘째 계획은 직원들을 위한 지원이다. 이미 직원들을 위해 고급 벤츠스포츠카를 사줬고 승마장 스키 수상스키 기타동호회 활동 지원 등 여러 가지 복지정책을 펴고 있는 데 이를 심화시켜나갈 생각이다.
김 대표가 이런 식으로 사업계획을 짜는데는 이유가 있다. 자신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밑바닥 인생을 살았기 때문에 누구보다 배고픈 설움을 잘 안다. 그래서 구내식당 반찬에는 가급적 고기가 떨어지지 않게 배려한다. 밥이라도 든든하게 먹이자는 것이다.
그는 ‘성공이란 고객에게 사랑받고 사회로부터 존경받으며 직원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지수 1등 기업을 만드는 것’이란 가치관을 갖고 있다. 이런 내용이 사무실 커다란 액자에 붙어 있다. 사회로부터 존경받고 직원이 만족하는 회사를 만들면 품질은 저절로 좋아지고 매출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는 “매출이나 순익은 목표가 아니라 직원과 사회에 베풀 경우 저절로 따라오는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사회 봉사와 직원 만족에만 신경쓰는 것은 아니다. 올해 그의 목표 중 하나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내수의 경우 신세계 롯데 현대 등 주요 백화점에 입점해 전국 주요 지역 판매망을 구축한 만큼 이제는 해외로 눈을 돌린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탈리아 바이네르(Vainer) 브랜드의 아시아·미주·대양주 판권을 인수해 이를 토대로 수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과 아프리카는 이탈리아 바이네르가 담당하고 나머지는 우리가 이 브랜드의 판권을 갖는 방법으로 교섭에 나서 연내에 이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한국 내 바이네르 브랜드 판권을 갖고 있는 김 대표는 이 브랜드를 발판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는 “1961년 바이네르 데 피에트리에 의해 설립된 바이네르는 편하면서도 고급스런 구두를 생산하는 업체여서 우리의 컨셉트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바이네르는 현재 이탈리아 벨기에 프랑스 그리스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미국 일본 등지에서 판매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전략과 관련, “연내에 호주 시드니와 중국 상하이에 매장도 열 계획”이라고 했다. “우선 자체 브랜드인 안토니(Antoni) 브랜드로 이들 시장 공략에 나서고 바이네르 판권을 인수하면 이 브랜드 제품도 함께 팔 계획입니다.”
발모양에 따라 가죽을 자르는 일에서부터 붙이기 꿰매기 등 모든 과정을 익혔고 구두 제조 몇년 만에 기능올림픽 대회에 출전해 동메달을 딸 정도로 실력도 갖췄다. 1991년에 창업한 뒤 1994년에 법인으로 전환했고 갖가지 어려움 끝에 자살 직전까지 갔다가 편한 신발(Comfort Shoes)을 개발해 회사를 키워왔다.
매일 수없이 공장을 돌며 밝은 표정으로 ‘굿모닝’과 함께 직원들의 안부를 묻는 그는 올해로 구두인생 30년이 넘었다. 구두의 모든 생산공정을 거친 그는 직원들이 즐겁게 일해야 품질이 올라간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구두는 가죽을 자르고 틀에 넣어 형태를 만들고 꿰매고 붙이고 다듬는 등 50여가지 복잡한 공정을 거친다”며 “부분적으론 기계를 이용하지만 대부분 수작업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잠시라도 방심하거나 기분이 나쁘면 불량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즐거운 회사를 만들기 위해 직원들을 배려하는 동시에 최근에는 ‘예뻐지기 운동’도 시작했다. 그는 “앞으로 3년 내 우리 직원들의 얼굴을 이 사회에서 가장 예쁘게 만들 자신이 있다”고 했다. 성형수술이나 좋은 화장품 구입을 지원하는 걸까. 아니다. 김 대표는 “아름다운 표정으로 인사하면 예뻐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내 직원이건 외부 손님이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표정으로 인사를 하면 그 사람이 바로 천사”라고 덧붙였다. 건성으로 하는 인사, 무표정한 인사는 그 사람을 추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예쁜 마음이 생기면 얼굴도 아름다워지고 좋은 제품도 생산된다고 확신한다. 안토니는 편한구두 정장화 여성화 반짝이구두 등 수십종의 구두를 만들고 최근에는 키노피오라는 키높이 구두도 생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어떤 제품이든 아름다운 마음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비즈니스꿈나무 기르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도 예쁜 마음과 바른 정신으로 사업할 수 있는 멋진 기업인 10명을 배출하기 위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이 프로젝트는 취업에만 매달리지 말고 도전정신으로 무장해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대학생 15명을 선발해 멘토역할을 하고 있다. 그들에게 사업 얘기도 해주지만 먼저 제대로된 가치관을 세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김 대표의 꿈은 15년 내 세계 최고의 명품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비즈니스꿈나무들에게도 이런 원대한 포부를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가 혹시라도 “내가 어떻게 그런 꿈을 가질 수 있느냐”며 의기소침하면 “중졸자인 나도 큰 꿈을 갖고 있는데 대학생인 여러분이 못 할게 뭐가 있느냐”며 일갈하면서.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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