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그리스가 부채 재조정을 결정하면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elective default)로 강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24일 밝혔다.

존 체임버스 S&P 국가 신용등급 위원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그리스 상황은 우리 기준으로 보면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요건을 충족시킨다고 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선택적 디폴트로 내려간다고 해서 유럽연합(EU)에 연쇄적인 영향이 있으리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선택적 디폴트는 일부 채권의 상환이 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모든 채무가 상환되지 않는 일반적 의미의 디폴트보다는 상황이 나은 것으로 평가된다. S&P는 각국의 채무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을 새로 만들면서 이 등급을 끼워넣었다.

그리스는 현재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민간채권단과 국채 교환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정부들이 민간채권단 측이 제시한 방안을 거부하고 양측에 협상을 계속하도록 주문해 진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체임버스 위원장은 그리스가 이번 협상 과정에서 일부 채권의 상환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리스가 부채 감축 개혁을 계속하는 한 유로존은 생존할 것이라며 그리스가 디폴트를 피한다고 하더라도 부채 부담이 커 신용등급은 낮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