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정초부터 사람을 동물에 비유한 언행이 잇달아 나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제조업체인 대만 폭스콘의 궈타이밍(郭台銘) 회장은 직원들을 동물에 비유하는 발언을 했다가 회사 측이 사과성명을 내는 등 홍역을 치렀다.

궈 회장은 지난 15일 타이베이 시립동물원에서 열린 회사 행사에 참석, “100만명이나 되는 동물(직원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중국의 온라인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폭스콘이 노동자들을 마치 노예나 돈 버는 기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폭스콘은 23일 성명을 내고 “근로자들을 폄하하려는 발언이 아닌데 의도가 잘못 보도됐다”며 “그러나 불쾌감을 느낀 사람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쿵칭둥(孔慶東) 베이징대 중문과 교수도 홍콩인들을 개에 비유하는 발언으로 강한 반발을 샀다. 그는 중국의 한 TV 토크쇼에 출연, “많은 홍콩인들은 여전히 보통화(표준 중국어)를 말하지 않는 등 식민지 앞잡이 역할에 익숙해 있다”며 “그들은 여전히 개”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15일 홍콩의 지하철에서 발생한 중국인 여행객과 홍콩인들의 말다툼이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지하철을 탄 중국인 여성이 음식물을 먹는 것을 보고 한 홍콩인이 이를 제지하다 집단으로 말다툼이 벌어진 것.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면서 중국 전역에서 논란이 일었다. 쿵 교수는 홍콩의 법치제도를 영국 식민주의의 잔재라고 주장하면서 홍콩인들을 ‘사생아’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쿵 교수의 발언이 알려지자 인터넷을 중심으로 집단항의 서명이 벌어지고 쿵 교수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쿵 교수는 공자의 73대 직계손이라고 주장하는 인물로, 수차례 독설로 파문을 일으킨 전력이 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