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개 대학 등록금 평균 4.8% 내린다
전국 344개 대학 가운데 32%인 109개 대학이 올해 등록금을 지난해보다 내리기로 결정했다. 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요구가 거센 데다 정부가 등록금 인하율을 국가장학금 지원 및 각종 행·재정적 지원과 연계하기로 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한국장학재단이 집계한 대학들의 올해 등록금 현황(20일 기준)에 따르면 344개 대학 중 112곳이 명목 등록금 수준을 결정했다. 이 가운데 109개 대학은 작년보다 인하했으며 포항공대 등 3개 대학은 동결했다.

등록금은 학교 당국의 계획안을 토대로 학생 등이 참여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서 최종 결정하기 때문에 등심위 논의를 끝내지 못한 일부 대학의 경우 인하폭이 달라질 수 있다.

인하율 분포는 5% 이상이 75개로 전체 등록금 인하 대학의 69%였다. 3% 이상~5% 미만은 20개(18%), 3% 미만은 14개(13%)였다. 평균 인하율은 작년 대비 4.8%다.

대학별로는 건양대 부산대 경남대 전남대 목포대 충북대 충주대 명지대 상지대 서울여대 순천향대 인하대 한남대 구미1대학 영진전문대 재능대 등이 5% 이상 등록금을 내리기로 했다. 대구가톨릭대 동양미래대 등은 3~5%, 광운대 차의과학대 한국교원대 등은 3% 미만 수준으로 각각 인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서울 주요 사립대 중에서는 고려대가 등록금을 2% 내리고 장학금을 40억원 이상 확충하기로 했다. 이 대학이 등록금을 인하하는 것은 1987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인하폭 확대를 요구하고 있어 최종 결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숙명여대는 지난 17일 제3차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어 올해 등록금을 2% 인하하기로 했다. 대학 측은 “등록금 인하와 장학금 확충 노력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등록금 인하율은 5%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등 상당수 대학은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정부가 등록금 인하 가이드라인을 5%로 제시하고 각종 지원과 연계한다는 방침이어서 많은 대학들이 인하폭을 놓고 다른 대학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아직 등록금 수준을 결정하지 않은 대학들은 오는 27일까지 결정해 장학재단에 통보할 예정이다.

올해 등록금 부담 완화에는 정부 예산(국가장학금 Ⅰ·Ⅱ) 1조7500억원과 대학자체노력 7500억원 등 총 2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정부 예산은 소득분위별로 주는 ‘국가장학금 Ⅰ’과 소득 7분위 이하(하위 70%) 학생에게 대학 여건별로 주는 ‘국가장학금 Ⅱ’로 나눠 지원된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