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25세)는 평소 하이힐을 신지 않으면 외출을 하지 않을 정도로 하이힐 매니아다. 그런데 김씨는 얼마 전부터 하이힐을 신고 다니면 엄지발가락 부분에 통증이 참기 힘들 정도로 심해졌다. 하이힐을 신지 않고 편안한 신발을 신었지만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는데 ‘무지외반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방향 쪽으로 휘어져 엄지발가락 관절이 안쪽으로 휜 상태를 말한다. 상태가 심할 경우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이 엇갈리는 상태까지 나타난다. 특히 앞이 뾰족하고 굽이 높은 신발을 신는 여대생들이나 여성 직장인들에게서 자주 발병한다. 문제는 대다수 여성들이 이러한 증상과 통증들을 무지외반증 증상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무지외반증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과 후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유전적 요인으로는 발 볼이 넓거나 평발 등이 무지외반증의 발병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후발적 요인으로는 굽이 높고 볼이 좁은 신발을 자주 신어 무지외반증이 발병하게 된다.
무지외반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염증과 통증 외에도 점차 허리 통증과 신경이 뭉치면서 결국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평소 증상이 보인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절전문 희명병원 정형외과 김영은 진료과장은 “최근 많은 여성들에게서 무지외반증 질환이 발병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과거의 편안하고 실용적인 미를 추구 하는 것과 달리 최근의 여성들은 미적 감각을 매우 중요시해 하이힐이나 발가락에 불편함을 주는 신발을 많이 신기 때문”이라며 “발가락에 무리를 주는 신발을 신게 되면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게 되고 휘어진 각도가 15%가 넘으면 무지외반증이라 진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치료 방법은 환자가 느끼는 증상, 휘어진 각도의 심각성 등에 따라 다르다. 초기에는 증상을 조절하며 변형이 되고 있는 발가락의 진행속도를 늦추기 위해 볼이 넓고 부드러운 신발을 신어주며 깔창이나 보형을 사용하도록 권장한다.
하지만 증상이 심각해 보전적인 치료가 불가능하다면 수술적 요법을 활용한다. 돌출된 부위의 뼈를 깍아 치우친 발가락의 모형을 변형시키고 교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치료방법은 환자의 나이, 증상 정도, 가장 불편하게 생각하는 부분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무지외반증은 기존의 아름다웠던 발을 보기싫게 만든다. 따라서 좁거나 높은 하이힐이 겉으로는 예뻐보일지 모르지만 정작 신발 속 발 모양을 변형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