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유럽과 협상 의사 비쳐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란 핵시설 공격 여부를 결정하기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일간지 하레츠는 바라크 장관이 이스라엘군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바라크 장관의 발언은 이번 주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의 이스라엘 방문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뎀프시 의장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행동 자제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라크 장관은 이란 공격에 앞서 사전 통보를 미국이 요청했냐는 질문에 "우리는 아직 이와 관련한 어떤 결정도 내린 바 없다"며 "이와 관련된 모든 일은 아직 먼 장래의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스라엘이 존망의 위협으로 보고 있는 이란 핵 프로젝트에 대처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미국과 공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의 그런 동맹관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직 멀었다는 말이 몇 주 혹은 몇 달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추측해서 얘기하지 않겠다.

긴급한 것은 아니다.

마치 내일 당장 일어날 것처럼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란 반관영 파르스 뉴스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최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게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말라고 경고할 때 직접 협상하자는 제안도 함께 했다고 이란의 알리 모타하리 의원이 주장했다.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란이 미국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비밀편지를 받았다고 확인하면서 어떻게 대응할지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유화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되지만, 미국은 협상을 제안한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또 이란은 새로운 협상을 위해 유럽 주요국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했지만 유럽연합(EU) 역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은 "(회담) 장소와 날짜를 놓고 협상 중이다.

우리는 협상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의 대변인은 "새로운 회담에 대해 협상하는 것은 없다"면서 "지난해 10월 애슈턴 대표가 제안한 것에 대한 이란의 반응을 아직 기다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EU 외무장관들은 오는 23일 회의에서 이란의 석유 수출을 막는 제재안을 승인할 예정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움직임도 분주해져 OPEC 신임 의장인 압둘 카림 루아이비 이라크 석유장관은 19일 이란을 방문해 석유 시장 안정에 대해 논의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공급을 보장하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금리 인상에 반대하자 18일 이란의 리알화 가치는 하루만에 6%나 떨어졌다.

전날 암시장에서 1달러당 1만6천950리알에 거래됐지만 이날 기록적인 1만8천리알까지 하락했다.

(예루살렘·서울연합뉴스) 성일광 통신원 김윤구 기자 ilkwangs@yna.co.kr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