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구조물의 일부나 전부를 제작한 뒤 건설 현장으로 옮겨 짓는 모듈러(공업화) 주택에 대한 질문이 쏟아져 중간 세션은 20여분이나 길어졌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수목건축·KB부동산신탁·포스코A&C와 공동 개최한 ‘2012 도시형 생활주택 신상품 설명회’에서였다.
‘베이비붐 세대들을 위한 머니 콘서트’라는 부제가 붙은 이날 행사에서 단독주택 등을 직접 개발해 노후대책을 마련하려는 은퇴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설명회는 계획보다 30여분 넘게 진행됐지만, 빈 자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새해 들어서도 침체를 지속 중이다. 거래는 부진하고 미분양을 우려한 건설회사들은 분양 시기를 늦추고 있다. 시장이 잔뜩 위축된 때 열리는 ‘도시형 생활주택 투자설명회’는 그래서 관심 대상이었다. 도입 3년째를 맞아 주차장 부족, 공급과잉 등 도시형 생활주택의 문제점들도 불거지고 있다. 600석을 갖춘 설명회 장소에 얼마나 참가할지 예측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설명회에 인파가 몰렸다. 행사 시작 즈음인 오후 2시께 600석이 모두 찼다. 행사장 뒤편에 서거나, 통로 사이에 앉아 경청하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왜 이렇게 많이 모였을까.
서울 강북에 단독주택을 갖고 있다는 한 은퇴자는 “아이들을 모두 분가시키고 집 한 채를 갖고 있는데, 집을 줄여서 마련한 돈으로 투자를 하려 해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다”며 “설명회가 매우 유익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금융사를 어떻게 활용해 갖고 있는 집을 수익형 부동산으로 개발할 수 있는지, 연 수익률은 얼마나 되는지 직접 배울 수 있었다”며 “설명회에 참석한 국토해양부 관계자도 도시형 생활주택을 적극 장려하고 미비점을 개선하겠다고 하니 신뢰가 간다”고 고마워했다.
700만명을 웃도는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14.6%를 차지하는 이들이 은퇴 후 ‘제2의 삶’을 시작했거나 앞두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설명회는 베이비붐 세대들이 노후대책 정보에 얼마나 목말라하고 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했다.
김진수 건설부동산부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