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서 '제2의 우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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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적절한 토지보상 요구…왕양 서기 정치적 고비
중국 광둥성의 성도(省都)인 광저우에서 ‘제2의 우칸(烏坎)’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시위가 발생했다. 광둥성 우칸촌 주민들이 올 들어 부패 관리 처단과 적법한 토지수용 보상을 요구하며 집단시위를 벌여 관철시키자 이와 유사한 집단행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광저우시 바이윈(白雲)구에 있는 왕강(望崗)촌 주민 1000여명이 지역정부의 토지수용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촌 당서기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광저우시 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일찍 개방된 데다 전통적으로 부유층이 많아 다른 지역에 비해 중앙정부의 통제를 심하게 받는 것으로 알려진 광둥성의 성도에서 이 같은 시위가 발생, 경찰 등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중국의 한 외교관은 전했다.
시위에 참가한 주민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토지수용 시위로 한때 정부와 격렬하게 맞섰던 우칸촌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위 참가자인 리훙딩(黎洪鼎·32)은 “이번 시위에 앞서 두 번이나 집단적으로 의사를 전달했지만 모두 무시당했다”며 “지금의 촌 서기는 폭력조직과 결탁해 부패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둥성 정부는 시위를 강제 진압하지 않고 셰샤오단(謝曉丹) 광저우 부시장을 보내 마을대표와 대화로 사태 해결을 시도하도록 했다. 주민들은 촌 서기의 즉각 해임과 부패 혐의 조사를 요구했지만 셰 부시장은 조사를 거쳐 2월19일까지 주민들의 요구사항에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이번 시위가 차기 상무위원 진입을 노리는 왕양 광둥성 당서기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왕 서기는 이날 발간된 당 기관지인 구시(求是)에 기고한 글에서 “인민들이 민주적 권리에 대한 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에 정부는 더욱 과학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인민들의 이해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샤오단(朱小丹) 신임 광둥성장도 “현재 광둥성의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위기가 아니라 사회적 불만”이라며 “농민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법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경론자들은 왕 서기의 온건정책이 결국 더 많은 시위를 유발해 사회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 우칸(烏坎) 사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광둥성의 작은 마을인 우칸촌에서 발생한 주민들의 집단시위. 부패한 관리들이 농민들이 공동으로 소유한 토지를 개발업자에게 헐값에 팔아넘기면서 시작됐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농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시위 지도자를 당서기로 임명해 사태를 수습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광저우시 바이윈(白雲)구에 있는 왕강(望崗)촌 주민 1000여명이 지역정부의 토지수용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촌 당서기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광저우시 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일찍 개방된 데다 전통적으로 부유층이 많아 다른 지역에 비해 중앙정부의 통제를 심하게 받는 것으로 알려진 광둥성의 성도에서 이 같은 시위가 발생, 경찰 등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중국의 한 외교관은 전했다.
시위에 참가한 주민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토지수용 시위로 한때 정부와 격렬하게 맞섰던 우칸촌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위 참가자인 리훙딩(黎洪鼎·32)은 “이번 시위에 앞서 두 번이나 집단적으로 의사를 전달했지만 모두 무시당했다”며 “지금의 촌 서기는 폭력조직과 결탁해 부패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둥성 정부는 시위를 강제 진압하지 않고 셰샤오단(謝曉丹) 광저우 부시장을 보내 마을대표와 대화로 사태 해결을 시도하도록 했다. 주민들은 촌 서기의 즉각 해임과 부패 혐의 조사를 요구했지만 셰 부시장은 조사를 거쳐 2월19일까지 주민들의 요구사항에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이번 시위가 차기 상무위원 진입을 노리는 왕양 광둥성 당서기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왕 서기는 이날 발간된 당 기관지인 구시(求是)에 기고한 글에서 “인민들이 민주적 권리에 대한 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에 정부는 더욱 과학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인민들의 이해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샤오단(朱小丹) 신임 광둥성장도 “현재 광둥성의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위기가 아니라 사회적 불만”이라며 “농민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법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경론자들은 왕 서기의 온건정책이 결국 더 많은 시위를 유발해 사회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 우칸(烏坎) 사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광둥성의 작은 마을인 우칸촌에서 발생한 주민들의 집단시위. 부패한 관리들이 농민들이 공동으로 소유한 토지를 개발업자에게 헐값에 팔아넘기면서 시작됐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농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시위 지도자를 당서기로 임명해 사태를 수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