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중국기업에 대해 제재를 내리자 중국이 강력히 반발, 이란 제재를 둘러싼 갈등이 증폭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14일 외교부 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중국 기업 주하이전룽(珠海振戎)에 제재를 가하기로 한 미국의 결정에 대해 "강력한 불만과 반대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류웨이민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자국의 일방적인 제재조치를 국제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면서 자국 국내법에 따라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 없는 무단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중국은 여러 국가와 마찬가지로 에너지, 경제, 교역 분야에서 이란과 정상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의 중국기업 제재는 유엔에서 채택된 이란 핵 관련 결의의 내용 및 정신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12일 주하이전룽과 싱가포르 쿠오오일(Kuo Oil) 유한회사와 아랍에미리트(UAE) 민간기업 팔오일컴퍼니(FAL Oil Company)에 대해 미국 수출 승인과 미국 수출입은행의 파이낸싱 대상에서 제외하고 미국 내 금융기관으로부터 1천만달러 이상의 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제재했다.

주하이전룽은 이란에서 원유를 매입, 중국석유천연가스유한공사(페트로차이나·CNPC)와 석유화공유한공사(시노펙·Sinopec)에 판매하고 휘발유 등 석유제품을 이란에 공급하는 회사다.

중국은 이란 핵 문제는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이란산 원유 금수 등의 제재조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 미국과 대립하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의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베이징을 방문, 이란 석유 금수조치에 중국이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한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베이징연합뉴스) 신삼호 특파원 s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