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2] 이재용 사장 "전시된 삼성제품 이게 다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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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가전전시회 CES2012에 전시된 삼성 제품은 '가짜'라는 폭탄 발언을 했다.
이 사장은 11일(현지시간) CES 행사장 내 삼성전자 부스에서 기자와 만나 "사실 여기 나와 있는 주요 제품들은 제대로 된 완성품이 아니다"면서 "진짜는 따로 감춰 놓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진짜는 어디 있는 것일까. 이 사장은 "완성품은 중요 고객들에게만 보여주기 위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고 그곳에 전시했다"고 귀띔했다.
CES는 한 해 가전업계의 트렌드와 동향을 파악해 볼 수 있는 중요 행사다. 때문에 참가업체마다 각 사의 기술력을 뽐내기 위해 최신 TV, 모니터, 노트북 등 가전제품을 전시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이런 자리에서 완성품이 아닌 제품을 내놓는 이유에 대해 이 사장은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제품들도 많은데 다 보여줬다가는 경쟁사들이 따라하지 않겠느냐"며 "전시 제품과 나중에 시장에 판매되는 제품의 차이를 한번 비교해 보라"고 말했다.
앞서 윤부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사장도 라스베이거스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전시된 TV 제품에는 리모트 컨트롤 기능이 빠져있다"며 "다 보여주면 경쟁사가 베낄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동작인식이 가능한 이 기능이 탑재된 TV는 오는 2월~3월께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또 올해 자사 스마트TV의 핵심인 '에볼루션 키트' 기능도 이번 CES에서는 다 공개하지 않았다. 명함 크기의 이 키트를 TV 뒷면에 꽂기만 하면 간단히 TV의 핵심 프로세서와 메모리 등 모든 기능이 최신으로 진화하는 개념이다.
윤 사장은 "에볼루션 키트는 최고의 솔루션"이라며 "소비자들이 TV를 구매할 때 금방 새 제품이 나오면 어떻게 하나 고민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두 사람과 비슷한 취지의 언급을 했다. CES 참석 차 현지에 들른 최 부회장은 "예전에는 라스베이거스에 와서 다른 회사를 벤치마킹하기 바빴는데 어느 순간 우리 위상이 높아졌다" 며 "이제는 삼성전자 부스가 경쟁사 사람들로 넘친다. 우리 제품에 카메라를 가져다 대고 요모조모 찍어가기 바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최고경영진들도 올해 CES 참가업체 중 일본 파나소닉 등은 TV 콘텐츠, 디자인 측면에서 크게 발전했다며 긴장의 끈을 놓치 않았다. 이 사장은 개막 첫날 최 부회장과 함께 파나소닉 부스를 방문해 TV 베젤 등을 손으로 만져보며 꼼꼼히 살펴봤다. 윤 사장도 참가업체 중 파나소닉을 가장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꼽았다.
라스베이거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