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율촌에 입사한 3인의 취업체험담은 로스쿨 변호사 시장의 양극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기과학고와 KAIST(전기·전자공학과) 출신의 윤광훈 씨(28)는 충남대 로스쿨에 들어갈 때만 해도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라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런데 졸업을 코앞에 두고 현실의 장벽은 높디 높았다. 로펌이란 로펌에는 죄다 입사지원서를 제출했지만 번번이 쓴잔을 마셔야 했다. 그는 “20군데 정도 넣었는데 면접은 거의 보지도 못했어요. 대부분 서류전형에서 떨어졌어요. 지방대 출신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각오는 했지만 이 정도로 힘들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윤광훈 씨는 “변호사시험 성적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실력을 보여줄 기회조차 없을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서울대 건축학과를 수석 졸업한 윤소연 씨(28)는 서울대 심리학과 대학원에 진학했다가 다시 한번 서울대 로스쿨로 진로를 튼 도전의 달인. 로스쿨에서도 1학년 첫 학기 시험에서 전체 1등을 차지하는 등 ‘공부의 신’이라 불려도 손색없는 스펙이다. 윤소연 씨는 ‘서울대기독인연합’의 대표, 새터민 청소년 과외 봉사 모임인 ‘북한아이 껴안기’ 대표 등을 지내며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서 율촌 경영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 2차시험 수석의 영광을 안고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딴 최완 씨(31)는 금융조세 전문 변호사를 꿈꾸고 있다. 2년5개월 동안 회계법인에서 고객에 대한 자문업무를 수행하면서 법해석의 한계를 느끼고 로스쿨행을 결심하게 됐다. 유명 로펌들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자신의 조세분야 특기를 살릴 수 있는 율촌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