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취업자 7년새 최고지만…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지난해 취업자가 7년 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며 “고용 없는 성장 추세를 반전시킬 희망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50만명 증가한 것을 두고 “고용 대박”이라고 자화자찬해 곤욕을 치렀던 박 장관이 또다시 고용이 크게 좋아졌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수치로만 보면 지난해 고용시장은 나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41만5000명 늘어 고용률(생산가능인구 대비 취업자 비율)이 59.1%로 0.4%포인트 높아졌다. 실업률도 3.4%로 1년 전에 비해 0.3%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고용시장의 한파는 여전하다.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는 1595만3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11만2000명(0.7%) 늘었다. 고용 수준이 좋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상용직 임금 근로자가 57만명 늘었지만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55만명 감소했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주부 등이 취업전선에 뛰어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일자리의 질이 나빠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자영업자는 559만명으로 줄지 않고 있다. 15~29세 실업률은 7.6%로 평균 실업률 3.4%의 두 배가 넘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