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2년만에 日전기스쿠터 판매 1위…테라모터스 질주 비결은
설립한 지 2년밖에 안 된 일본 전기스쿠터업체인 ‘테라모터스’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혼다, 야마하 등 경쟁업체를 제치고 일본 전기스쿠터 시장에서 판매 1위에 올랐다. 경쟁사보다 대당 최대 30만엔(450만원) 이상 싼 제품 가격과 세련된 디자인 등을 무기로 젊은층을 파고든 것이 주효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11일 최신호에서 ‘격동의 시장에서 빛나는 기업’으로 테라를 집중 조명했다. 테라의 간판 모델인 ‘시드48’(사진)의 가격은 대당 9만9800엔(150만원)으로 혼다의 대표 모델인 ‘EV-neo’(45만엔)와 야마하의 ‘EC03’(25만엔) 가격의 20~40% 수준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중국 현지 공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어 가격을 대폭 낮췄다. 시드48은 최대 시속 45㎞로 1회 충전으로 40㎞를 주행할 수 있다.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20분 만에 총 전지용량의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전원 배터리는 플러그인 타입으로, 일반 가정용 전기콘센트로도 충전할 수 있다.

일본의 전기스쿠터 시장 규모는 연간 5000대로, 테라는 지난해 3000여대를 팔아치웠다.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테라 본사는 20평 규모에 총 12명의 직원이 일한다.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인력이 적고 장소도 협소하다. 직원 대부분이 최근 3년 사이 대학을 졸업한 사회 초년병이다. 규슈(九州)대 응용화학과를 졸업한 도쿠시게 도루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들 중에는 인문대, 미술대, 체육대 출신들이 섞여 있다.

닛케이는 “전공이 다른 직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가 있었기 때문에 테라가 빨리 성장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시드48은 일본오토바이협회로부터 최우수 디자인상을 받았다. 이 회사 미대 출신의 노무라 아이가 디자인한 것이다. 야구부 출신의 사원은 영업부문을 맡아 판매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

테라는 올해 베트남 호찌민에 2억엔을 투자해 공장을 짓는다. 향후 전기스쿠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