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산자동차가 독일 다임러에 가솔린 엔진을 공급한다. 닛산이 다임러와 엔진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 “닛산이 2014년부터 미국 테네시주 데커드공장에서 2500㏄급 4기통 가솔린 엔진을 개발해 다임러에 공급한다”며 “이 엔진은 다임러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에 탑재된다”고 보도했다.

닛산은 직렬 4기통 엔진을 벤츠의 소형세단 ‘C클래스’와 자사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 ‘에세레아’ 등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카를로스 곤 닛산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제휴로 획기적인 협력관계를 다시 한번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닛산 관계자는 “데커드공장을 최대 가동해 연 25만개의 가솔린 엔진을 생산하겠다”고 설명했다. 닛산은 데커드공장에서 가솔린과 디젤 등 연 95만개의 엔진을 생산하고 있다.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닛산이 미국 공장 가동률을 중장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다임러와의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다임러는 닛산 엔진을 사용, 미국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두 회사는 2010년 초 자본·업무 협약을 맺었다. 당시 계약 조건엔 엔진의 상호교환 항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임러는 현재 가동 중인 미 앨라배마 공장에서 2014년부터 벤츠 모델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C클래스를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업체들 사이에선 부품 개발 등 기술 협력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닛산은 2010년 초 프랑스 르노자동차와 자본·업무 제휴를 맺었다. 양사는 차세대 환경차 개발과 부품 단일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독일 BMW와 디젤 엔진 공급 및 하이브리드카(HV)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다. 스즈키자동차는 이탈리아 피아트와 디젤 엔진을 개발 중이다. 니혼게이자이는 “글로벌 경제가 불확실해지면서 한 회사가 단독으로 엔진과 차체를 개발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졌다”고 설명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