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소윤이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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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살배기 조카의 때묻지 않은 말…초심으로 돌아가 기초 다졌으면
이행희 < 다국적기업최고경영자협회장 leehh@corning.com >
이행희 < 다국적기업최고경영자협회장 leehh@corning.com >
소윤이는 이제 막 두 돌이 지난 내 조카다. 동생이 늦장가를 가서 귀하게 얻은 딸이다. 20여년 만에 집안에 아기 소리가 나는 터라 귀염은 물론이고 모두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또한 이 녀석이 하루가 다르게 크는 것을 보노라면 생명의 신비, 성장의 비밀을 보고 있는 듯하다.
첫돌을 지나면서부터 한마디씩 말을 하기 시작했고, 16개월을 넘기면서는 스마트폰에 있는 낱말놀이를 찾아서 하더니, 단어에서 문장으로 이제는 제법 대화를 하게 됐다. 요즘은 교육방송에서 하는 유아용 프로그램인 ‘뽀로로’나 ‘구름빵’을 열심히 보더니 말이 쑥쑥 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어느 날인가 목욕하면서 실컷 울고 나서는 “미안해 엄마”라고 말을 하더니, 녀석의 아빠가 우유를 갖다 주니 “고마워요 아빠”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이제 막 두 돌을 넘긴 아기가 어찌나 예쁘게 말을 하는지 듣는 사람 기분까지 좋아지게 되고, 소윤이와 대화를 하고 나면 나 자신도 순화가 되는 것 같다.
얼마 전 친구와 같이 차를 타고 가다가 전화통화하는 것을 들은 친구가 “말투가 사무적이고 화난 사람 같다”고 하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 말에 놀라 얼른 상대방을 만나 혹시나 결례를 했는지 확인했더니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혀 개의치 않고 있었다. 이미 내 모습이 그렇게 자리한 모양이다.
우리가 처음 말을 배울 때는 소윤이처럼 그렇게 말을 했을 것이다. 사람은 본래 선하게 태어나서 살면서 달라진다는 맹자(孟子)의 성선설(性善說)과 그 반대인 순자(荀子)의 성악설(性惡說)이 있다. 필자는 맹 선생의 성선설에 한 표 찍는다. 인간 본연의 모습을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필자는 우리 소윤이처럼 예쁘게 말하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불현듯 하게 됐다.
종종 학교강의를 하거나 고객들을 만나면 영어공부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잘할 수 있게 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필자는 처음 영어를 배울 때 사용한 교과서를 다시 공부하라고 말한다. 중학교 영어 교과서만 제대로 다 알고, 외우고 있어도 외국인과의 기본적인 대화는 문제 없기 때문이다. 즉, 처음으로 돌아가 기초를 제대로 공부하면 어려운 책으로 공부한 것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해가 바뀌었다. 1년이라는 단위가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365일이 지나고 나면 다시 1일이 온다. 새로 시작하는 것이다. 새롭게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에 미처 달성하지 못한 목표를 점검하고, 신년에는 더 잘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게 된다.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 본래의 모습을 돌아보는 것, 기초를 다시 배우는 것,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 이런 되돌아가기 연습이 우리가 신년을 맞아 다시 생각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두 살배기 소윤이에게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처럼….
이행희 < 다국적기업최고경영자협회장 leehh@corning.com >
첫돌을 지나면서부터 한마디씩 말을 하기 시작했고, 16개월을 넘기면서는 스마트폰에 있는 낱말놀이를 찾아서 하더니, 단어에서 문장으로 이제는 제법 대화를 하게 됐다. 요즘은 교육방송에서 하는 유아용 프로그램인 ‘뽀로로’나 ‘구름빵’을 열심히 보더니 말이 쑥쑥 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어느 날인가 목욕하면서 실컷 울고 나서는 “미안해 엄마”라고 말을 하더니, 녀석의 아빠가 우유를 갖다 주니 “고마워요 아빠”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이제 막 두 돌을 넘긴 아기가 어찌나 예쁘게 말을 하는지 듣는 사람 기분까지 좋아지게 되고, 소윤이와 대화를 하고 나면 나 자신도 순화가 되는 것 같다.
얼마 전 친구와 같이 차를 타고 가다가 전화통화하는 것을 들은 친구가 “말투가 사무적이고 화난 사람 같다”고 하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 말에 놀라 얼른 상대방을 만나 혹시나 결례를 했는지 확인했더니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혀 개의치 않고 있었다. 이미 내 모습이 그렇게 자리한 모양이다.
우리가 처음 말을 배울 때는 소윤이처럼 그렇게 말을 했을 것이다. 사람은 본래 선하게 태어나서 살면서 달라진다는 맹자(孟子)의 성선설(性善說)과 그 반대인 순자(荀子)의 성악설(性惡說)이 있다. 필자는 맹 선생의 성선설에 한 표 찍는다. 인간 본연의 모습을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필자는 우리 소윤이처럼 예쁘게 말하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불현듯 하게 됐다.
종종 학교강의를 하거나 고객들을 만나면 영어공부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잘할 수 있게 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필자는 처음 영어를 배울 때 사용한 교과서를 다시 공부하라고 말한다. 중학교 영어 교과서만 제대로 다 알고, 외우고 있어도 외국인과의 기본적인 대화는 문제 없기 때문이다. 즉, 처음으로 돌아가 기초를 제대로 공부하면 어려운 책으로 공부한 것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해가 바뀌었다. 1년이라는 단위가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365일이 지나고 나면 다시 1일이 온다. 새로 시작하는 것이다. 새롭게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에 미처 달성하지 못한 목표를 점검하고, 신년에는 더 잘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게 된다.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 본래의 모습을 돌아보는 것, 기초를 다시 배우는 것,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 이런 되돌아가기 연습이 우리가 신년을 맞아 다시 생각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두 살배기 소윤이에게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처럼….
이행희 < 다국적기업최고경영자협회장 leehh@corni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