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정치 9단' JP의 진면목은
“김종필 씨는 40년간 정치무대에서 활동하다 은퇴한 후 ‘정치는 허업’이라고 말했다. 5·16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의 2인자로서 탄압했던 야당의 민주투사 김영삼과 김대중을 떠받들어 대통령 자리에 앉히고 그들 밑에서 일했다. 대립과 혈투로 얼룩진 한국 정치사에서 타협과 화해, 용서와 양보를 실천한 것이다. ”

《현대정치사와 김종필》(이달순 지음, 박영사, 3만원)에서 수원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김종필 씨를 시대의 흐름을 읽고 실천한 ‘현대사의 훌륭한 정치가’로 기록한다.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린 4월혁명과 장면 정부가 탄생하기까지 김씨는 군 내부에서 비리를 척결하는 정군운동(整軍運動)을 건의하거나 주도했다. 이후 정치발전사의 단계마다 자신과 노선을 달리하는 인사들과 연합해 여에서 여로, 혹은 여에서 야로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저자는 민주사관과 정치발전사에 입각해 김씨의 역할을 훑으면서 세대 간 소통이 가로막힌 이 시대에는 김씨가 주장했던 의원내각제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