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대상 회사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구해 기업을 인수하는 차입매수(LBO·Leveraged Buy Out) 방식을 유죄로 판단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LBO 방식 기업 인수로 인수 대상 회사 주식 100%를 소유하게 돼 일반 주주 피해가 없었어도 배임죄를 적용한 사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배준현)는 5일 100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서춘길 전 온세텔레콤 대표이사에게 징역 3년(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서 전 대표가 사용한 LBO 방식이 유죄라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서 전 대표가 LBO 방식으로 온세통신을 인수하면서 회사에 13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는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서 전 대표가 회사 자금 19억여원을 횡령한 혐의와 경영 과정에서 인수자금으로 2억원을 빌려 갚지 않은 사기 혐의, 일부 배임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배임규모가 거액으로 죄질이 중하고 온세텔레콤 측도 처벌을 원하고 있다”면서도 “온세텔레콤의 실질적인 재산상 손해가 없었고 범행 당시 서씨가 LBO 인수방식에 대한 불법성을 확실히 인식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서 전 대표는 2006년 9월 유비스타를 통해 온세통신을 인수하면서 회사에 1400억원가량의 손실을 끼친 혐의 등으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