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사상 최대 투자계획 발표했는데 … 최태원 회장 불구속 기소

SK그룹 총수 일가의 횡령 및 선물투자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SK계열사 18곳에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베넥스)에 투자한 회삿돈 중 일부를 횡령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최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최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SK수석 부회장이 사실상 횡령을 주도한데다 형제를 동시에 구속하지 않는다는 관행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9일 같은 혐의로 최 부회장을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회장과 최 부회장은 2008년 말 SK계열사 자금을 베넥스에 창업투자조합 출자금 명목으로 송금하게 한 뒤 이를 선물ㆍ옵션 투자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 또 이를 은폐하기 위해 다른 SK계열사 자금 992억 원을 횡령한 혐의다.

이들은 또 2005년부터 2010년까지 SK 주요 계열사 임원들에게 성과금을 과다 지급한 것처럼 속여 139억 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받아왔다.

SK는 최 회장의 사법처리 결과가 나오기 2시간 전쯤인 이날 오후 2시께 19조1000억 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투자 규모와 7000명의 신입사원 채용 계획 등을 밝혔다.

최 회장은 투자와 채용 계획을 발표하기 전 계열사 사장들과 오찬을 갖고 "국내외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늘려 공격적인 경영을 해야한다" 며 "각 계열사들은 위기 상황을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적극적인 경영 계획을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