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균 바이오컨 대표 "美에서 배운 MBT, 이젠 역수출"
‘쓰레기도 에너지가 될 수 있다.’

2008년 환경부가 이 같은 취지의 ‘폐기물 에너지화 정책’을 발표한 이래 쓰레기를 소각하는 대신 특수 처리해 고체연료(RDF)로 만들어 재활용하는 MBT(mechanical biological treatment·생활폐기물 전처리·물리화학적 공정을 미리 거치는 폐기물 처리법) 시설이 각 지역에 잇달아 도입됐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노하우 없이 시공한 탓에 얻는 연료보다 공정에 투입하는 연료가 더 많아 효율성 논란이 제기됐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시험 가동을 중단하는 등 극약 처방을 내렸다.

바이오컨(대표 신대균)은 2001년 경남 남해군에 국내 첫 MBT 시설을 도입한 이래 10여년간 안정적으로 운영해오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업체다. 신대균 대표는 “국내에서 MBT 시설을 제대로 설계할 수 있는 것은 바이오컨이 유일하다”며 “특수 설계한 폐기물 처리 드럼 등 독자적인 시설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 MBT 시설의 차별성은 회전 드럼 반응기(rotary drum reactor)와 특허를 받은 풍력 분류 시스템에 있다. 드럼 안에 반송퇴비(폐기물 처리 공정 중에 나오는 반숙성된 퇴비)와 미생물을 넣고 쓰레기를 분해하는 방식이다. 회전을 통해 쓰레기가 공기와 닿는 면적을 극대화시키면 미생물이 내부에서 폭발적으로 증식하면서 종이 음식물 등의 유기성분을 가루로 분해한다. 이후 남은 성분 중 금속은 자력(磁力) 분류기를 이용해 선별하고, 비닐이나 섬유 등 나머지 성분은 풍력 분류기로 무게에 따라 분류해 유기물 가연물 금속을 최종적으로 분류한다.

신 대표는 “가연물은 펠릿 형태의 고형연료로 만들어 판매하는데 화석연료 이상으로 연료 효율이 높아 부가가치가 높다”며 “폐기물 비율에 따라 열량과 가격을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남은 유기성분은 비료로 만들어 근방 농민들에게 퇴비로 활용하게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창업한 신 대표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직위원장,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초대 위원장 등을 거치는 등 NGO 분야에서 오래 활동해왔지만 사업 경험은 전무했다. 그는 “생태나라운동 공동대표로 쓰레기 소각시설 반대 운동을 계속하다 MBT 시설을 알고 정부 지자체 등에 꾸준히 도입을 건의했지만 진척이 없어 직접 창업에 나섰다”며 “초기에는 미국의 한 회사에서 기술을 이전받아 시작했지만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지금은 해당 회사로부터 역수출 문의가 올 정도로 기술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삼성중공업과 기술 제휴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말쯤 경남 김해에 새 MBT 시설 착공에 들어가기로 했다. 또 쓰레기량이 폭증하고 있는 중국 등 아시아 일부 국가 진출도 준비 중이다. 신 대표는 “아직 매출은 연평균 20억~25억원 수준이지만 각국에서 기술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전망이 밝다”며 “10년 내 1000억원을 목표로 시설 보급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