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연령과 소득 수준, 거주지, 학력,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올해 가장 큰 화두가 될 전망이다. 올해 살림살이를 생각할 때 가장 걱정스런 경제 문제로 62.4%가 생활물가 불안을 꼽았다. 2위인 고용 불안정(19.6%)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71.5%), 직업별로는 블루칼라(67.7%), 지역별로는 강원(74.3%)이 가장 많았다.

때문에 정부가 올해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도 물가 안정(53.4%)이 꼽혔다. 일자리 창출(20.7%)을 훨씬 앞지른 것이다. 경제성장률 올리기 정책(8.7%)과 부동산 문제 해결(5.7%), 복지 확대(4.3%), 세금 감면(3.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59.8%) 가정주부(57.0%) 자영업(55.8%) 종사자들의 물가 안정 주문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취업난과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에 대해 대학 재학 이상(23.9%)이 고졸(16.7%), 중졸 이하(12.9%)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우려했다. 일자리 늘리기에 대한 요구는 학생들(34.8%)이 화이트칼라(20.4%), 블루칼라(16.0%) 등 다른 직업 종사자들보다 훨씬 많았다.

최근 복지를 강조하고 있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지하는 이들이 ‘복지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응답을 가장 많이 선택(38.0%)해 눈길을 끌었다. ‘복지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대답(37.2%)보다 앞선 것이다.

한나라당의 전통적 텃밭인 대구·경북(39.7%)이 다른 지역보다 복지예산 감소를 가장 많이 주문했다. 인천·경기(23.2%), 대전·충청(21.0%), 강원(14.3%)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다. 현재의 복지정책 수준에 만족감을 표한 응답자는 60대 이상(35.1%)이 가장 많았다. 직업별로는 농·임·어업 종사자들이 복지예산 감소(49.0%)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반면 자영업(48.4%) 블루칼라(48.4%) 화이트칼라(47.4%) 등은 복지예산 증가 필요성을 강조했다.

월소득이 높은 가구일수록 복지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소득 401만원 이상(49.8%), 201만~400만원(47.1%), 200만원 이하(34.5%) 등 순이었다. 진보신당 지지자들은 복지예산 확충(37.1%)보다 감소(40.9%) 쪽에 더 무게를 둬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의 응답자들도 확충(34.7%)이 아닌 감소(37.3%)에 힘을 더 실었다.

김정은/도병욱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