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카드사의 유명무실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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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서 경제부 기자 cosmos@hankyung.com
“죄송합니다. 마일리지를 추가로 적립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LG유플러스 직원이 최종 통보를 보내왔다. 그는 한국씨티은행 신용카드 담당 직원과 30분 가까이 통화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씨티 아시아나 마스터카드’의 마일리지 혜택에 대한 얘기다.
씨티은행과 LG유플러스는 LG유플러스의 통신요금을 이 카드로 결제할 경우 통신요금 1000원당 최고 24마일의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쌓아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카드의 일반 사용금액 1500원당 2마일리지가 적립되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혜택이다.
하지만 이는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휴대폰을 구입할 때 통신사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경우엔 이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해 놨기 때문이다. 휴대폰의 주종이 스마트폰으로 바뀐 이후 기기값을 제 돈 내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스마트폰 가격이 100만원에 이르고 있어서다. 2~3년간 사용 약정을 걸고 통신사의 지원을 받아 스마트폰 가격은 조금만 내는 게 보통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제 돈 다 내고 휴대폰을 마련한 경우에만 추가 마일리지를 주겠다고 하는 것은 과장 홍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게다가 보조금 없이 휴대폰을 구입해야 혜택이 제공된다는 사실은 인터넷 홈페이지나 서비스 안내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카드만 발급하면 그만이라는 카드사들의 욕심은 비단 씨티은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마치 대단한 상품인 양 포장하고 있지만, 수 많은 예외조항 때문에 골탕을 먹는 소비자가 부지기수다.
카드사들은 충분히 안내했다고 항변하지만, 사용 안내서 구석에 깨알같은 글씨로 써놓은 문구로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한국소비자원이 신용카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신용카드와 관련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응답은 71%에 그쳤다.
보조금을 받아 휴대전화를 구입해 기대했던 서비스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해지하겠다고 하자, 씨티은행은 1만원을 통장으로 넣어줄 테니 그냥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해왔다. 금융감독원이 적극 단속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해지지연 행위’다. 소비자를 생각하고 상품을 만들어내는 카드사를 새해에는 볼 수 있을까.
박종서 경제부 기자 cosmos@hankyung.com
씨티은행과 LG유플러스는 LG유플러스의 통신요금을 이 카드로 결제할 경우 통신요금 1000원당 최고 24마일의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쌓아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카드의 일반 사용금액 1500원당 2마일리지가 적립되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혜택이다.
하지만 이는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휴대폰을 구입할 때 통신사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경우엔 이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해 놨기 때문이다. 휴대폰의 주종이 스마트폰으로 바뀐 이후 기기값을 제 돈 내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스마트폰 가격이 100만원에 이르고 있어서다. 2~3년간 사용 약정을 걸고 통신사의 지원을 받아 스마트폰 가격은 조금만 내는 게 보통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제 돈 다 내고 휴대폰을 마련한 경우에만 추가 마일리지를 주겠다고 하는 것은 과장 홍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게다가 보조금 없이 휴대폰을 구입해야 혜택이 제공된다는 사실은 인터넷 홈페이지나 서비스 안내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카드만 발급하면 그만이라는 카드사들의 욕심은 비단 씨티은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마치 대단한 상품인 양 포장하고 있지만, 수 많은 예외조항 때문에 골탕을 먹는 소비자가 부지기수다.
카드사들은 충분히 안내했다고 항변하지만, 사용 안내서 구석에 깨알같은 글씨로 써놓은 문구로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한국소비자원이 신용카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신용카드와 관련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응답은 71%에 그쳤다.
보조금을 받아 휴대전화를 구입해 기대했던 서비스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해지하겠다고 하자, 씨티은행은 1만원을 통장으로 넣어줄 테니 그냥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해왔다. 금융감독원이 적극 단속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해지지연 행위’다. 소비자를 생각하고 상품을 만들어내는 카드사를 새해에는 볼 수 있을까.
박종서 경제부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