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쏟아진 악재성 '올빼미 공시'
연말 휴장일이 낀 주말을 앞두고 슬그머니 악재성 공시를 내는 ‘올빼미 공시’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쏟아졌다.

한국거래소 폐장일과 휴장일이었던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는 11건의 단일판매·공급계약 해지 내용이 공시됐다. 단일판매·공급계약 변경(기재정정) 공시는 63건에 달했다.

게임업체 게임하이는 29일 장 마감 후 CJ E&M과 맺은 50억원 규모의 게임 퍼블리싱 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기대를 모았던 온라인 게임 ‘서든어택2’ 개발 일정 지연이 원인이었다.

자동차 부품업체 루보는 법원으로부터 지난달 15일 20억원 규모의 부동산 가압류 판결을 받은 사실을 30일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들 회사를 포함, 모두 6개 회사에 대해 공시 번복 또는 지연으로 인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올빼미 공시는 업황 침체에 빠진 신재생에너지 또는 조선업종과 관련된 경우가 많았다. 태양광 소재업체 SKC솔믹스는 지난달 29일 390억원의 실리콘웨이퍼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2010년 매출의 63%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다음날에는 태양광 전문기업 신성솔라에너지가 중국 캐나디언솔라(190억원), 불가리아 BG솔라패널(73억원)과 맺었던 태양전지 공급 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풍력발전 부품업체 평산은 29일 3건의 계약금액 정정 공시를 냈다.

풍력 부품 단조업체인 용현BM도 같은 날 중국 기업과 맺은 147억원의 발전기 부품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선박용 구조물을 만드는 오리엔탈정공은 선주사 선박금융에 차질이 생겨 2011년 8월 체결했던 오일과 화학 탱커 15척에 대한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