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비 올 때 우산 뺏지 말라"
중소기업들은 올해 경기가 나빠지면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조이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자금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중소기업은 지난해보다 대폭 줄어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전국 중소 제조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중소기업 금융이용 및 애로실태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발표했다.

중소기업들은 향후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금융 과제로 응답자의 26.2%가 ‘경기불황시 중소기업대출 우선 축소’를 꼽았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금융기관에 대해 중소기업 대출 축소 자제를 권고하고 있으나 일선 중소기업들의 체감온도가 다르다는 얘기다. 응답자의 16.9%는 은행의 과도한 수익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고 ‘금융기관의 서류중심 대출 심사’(13.6%)도 개선 과제로 지적했다.

윤위상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정부는 금융기관 경영행태 개선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외부차입금 중 은행자금의 비율은 전년 대비 17.4%포인트 증가한 83.3%였고 정책자금 비율은 17.4%로 15.9%포인트 줄어들었다.

중기중앙회 측은 금융기관이 중소기업 대출을 우선 축소하면 중소기업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정책금융의 역할 강화 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자금수요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업체는 37.3%였다. 지난해 조사 때의 54.1%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올해 조달할 자금의 주요 용도로는 ‘원부자재 구입’(35.5%), ‘설비투자’(30.2%), ‘부채상환’(14.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