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들 새해 전략 "내실 다져 변동성 대비하라"
새해를 맞이하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의 마음가짐은 어느 때보다 비장하다. 증시의 불확실성은 여전한 반면 대형 증권사의 프라임브로커 진출 등으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증권사 CEO들은 이런 상황일수록 내실을 다져 위험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올해 경영전략을 요약하는 사자성어로 거안사위(居安思危·편안할 때 위험을 대비한다)를 제시했다.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도 올 키워드를 ‘생존’으로 잡았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만큼 대응 능력을 최대화하겠다는 의미다.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과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도 ‘불확실성 대비’를 첫손가락에 꼽았다. 김 사장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와 선거정국 등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환경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고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사장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변동성이 큰 시장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기보다는 기존 전략의 실행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위기에 대응하는 해법은 비슷했다. 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통한 고객 기반 확대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시장이 어려울수록 고객 신뢰를 얻기 위한 최고의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경제활동 인구 다섯 명 중 네 명은 아직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만큼 고객 기반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 부회장도 올해 경영 키워드로 ‘자산관리’를 제시하며 “자산관리 사업에 역점을 두고 고객에게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들은 이를 위한 조직 개편 방안을 앞다퉈 내놨다.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올해부터 접목하는 신한금융투자는 그룹 차원의 영업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하나대투증권은 고객자산운용본부를 신설해 상품경쟁력과 신규 고객 창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노경목/송종현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