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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프로듀서 설도윤의 성공전략…"즐기며 갈구하라…그 끝엔 성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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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 BIZ School - 3회 KED 콘퍼런스 지상중계

    사업은 내돈으로 하지마라
    집 팔아서 제작한 뮤지컬, 스태프 밥값조차 충당못해…낭만아닌 산업으로 접근해야

    트렌드·시장을 읽어라
    외환위기때 '오페라 유령' 준비…모두들 미친 짓이라고 했지만 5년동안 준비끝에 대성공
    뮤지컬 프로듀서 설도윤의 성공전략…"즐기며 갈구하라…그 끝엔 성공이 있다"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는 한국 뮤지컬 1세대 프로듀서다. ‘오페라의 유령’으로 77만명에 이르는 국내 최다 관객을 동원했으며, ‘캣츠’ ‘미녀와 야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 세계 대표 뮤지컬을 국내에 소개하고 최다 흥행 기록을 세우며 한국 뮤지컬 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써왔다. 지난 19일 열린 제3회 KED 콘퍼런스에서 설 대표의 성공스토리와 뮤지컬 이야기를 들어봤다.

    #실패와 성공의 반복

    뮤지컬은 순수 창작과 라이선스 창작으로 나뉜다. 나는 라이선스 작품으로 재창조하는 프로듀서다. 영어로 된 대사를 한국말로 바꾸고 우리 식으로 노래하고 연출하며 재창조하는 작업을 통해 라이선스 공연을 기획하는 것이다.

    1991년 처음 제작했던 뮤지컬은 집을 팔아서 제작비 3억원을 충당했지만, 티켓을 다 팔아도 스태프 밥값조차 대지 못했다. 망하고 나서도 뮤지컬 제작에 대한 열정만으로 4년 동안 작품을 준비했다. 1995년 투자를 받아 ‘사랑은 비를 타고’를 제작했다. 지금은 3000회를 넘은 최장기 소극장 뮤지컬이 됐다. 이때의 성공을 통해 사업은 남의 돈으로 하는 것이지 내 돈으로 하는 게 아니며, 산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걸 철저하게 깨달았다.

    투자회사를 찾던 중 삼성영상산업단이 발족했고 4년간 집요하게 섭외해서 외주제작사를 설립했다. 1996년 ‘브로드웨이 42번가’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로열티를 내고 한·미 합작품을 올렸다. 당시 제작비가 28억원이었기에 그만큼 노하우를 가져와야 된다고 생각해서 연출, 무대 음향, 가발, 무대 디자이너, 음악감독까지 해외에 있는 인력을 다 데려왔다. 그리고 국내 스태프들을 한 명씩 모두 붙였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나라 스태프들이 노하우를 터득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외환위기와 휴먼 네트워크

    뮤지컬 프로듀서 설도윤의 성공전략…"즐기며 갈구하라…그 끝엔 성공이 있다"
    그 뒤 뮤지컬 ‘그리스’를 오픈하고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준비하고 있을 때 외환위기가 터졌다. 라이선스 계약을 해놓은 작품도 많았고, 당시 아카데미를 설립하는 데 빌려 쓴 돈도 컸다. 모든 것이 무너졌다. 이때 나를 살린 것은 휴먼 네트워크였다. 사람들과의 관계는 항상 우연처럼 위기에서 나를 살려냈다. 비법은 간단하다. 끊임없이 연락하고 친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극장을 제일 잘 구하는 프로듀서로 소문나면서 비결을 묻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마찬가지다. 관계자와 틈만 나면 연락하고 차 마시고 같이 놀면서 친구가 되는 것이다. 중요한 건 마음으로부터 친해져야 한다. 그래서 네트워킹보다 커넥션에 가깝다.

    1998년 금 모으기 운동을 보며 육감적으로 외환위기가 끝날 때가 됐다고 느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뜨거운 기질로 곧 극복할 것이라는 강한 느낌을 받았다. 알고 지내던 기업 회장을 만나 “돈 있으면 나에게 투자해달라”고 했다. 외환위기가 곧 끝나면 투자액의 20% 이상 이익을 내겠다고 했다. 각서 한 장 쓰고 그렇게 3억원을 투자받아 1999년 ‘브로드웨이 42번가’로 성공적인 재기를 할 수 있었다.

    #성공을 예견했던 이유

    자신만만할 수 있었던 이유는 외환위기가 끝나면 그동안 엄청나게 억눌렸던 문화적 욕구가 폭발적으로 분출할 것으로 예견했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에도 산업혁명 이후 민중의 문화 예술적 욕구가 분출했던 것이 최초의 뮤지컬을 탄생시킨 계기가 됐다.

    한국에서는 1999년부터 시작해 2001년에 정점에 이를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한창 힘들었던 1998년부터 ‘오페라의 유령’을 준비했다. 남들이 보기에 나는 미친 사람이었다. 가진 돈 다 날리고도 적금 통장을 털어 비행기 표를 사서 뉴욕으로 갔으니 말이다. 하지만 위기의 시대에 최상의 콘텐츠를 만들고, 위기의 시대가 끝난 뒤에 가장 먼저 최고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한 준비였을 뿐이다. 5년 계획을 세워 공연을 기획했고, 예상은 적중했다. 대성공이었다.공연 시장은 2001년 ‘오페라의 유령’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됐다. 그 이전 공연 시장은 뮤지컬, 발레, 콘서트까지 다 합쳐도 연간 900억원 규모도 되질 않았지만, 그 이후에는 폭발적인 성장으로 2500억원 시장이 형성됐다.

    #이건희 회장의 영화감상법

    과거를 분석하고 나름대로 정의를 내리는 것, 트렌드와 시장 흐름을 주시하고 앞으로 내가 할 일을 생각해 준비하는 것도 창의성이다. 이런 능력을 기르려면 무엇이든 많이 보고 받아들이며, 교감해야 한다. 마음과 정서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즐기고 느끼려는 긍정적인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영화를 열 번씩 본다고 한다. 처음에는 평범하게 그냥 보고, 두 번째는 자신이 남자 주인공이 되어보고, 다음은 연출가 입장에서 보며 ‘나라면 여기서 이렇게 했을 텐데’라고 상상해본다. 심지어 여자 주인공이 되어 사랑에 실패하는 감정도 느껴보면서 세상을 입체적으로 보는 시각을 기른다는 것이다. 입체적 사고에는 상상력이 동반되기 때문에 결국 창의력과 연결된다. 상상한 것을 직접 그려보라. 스케치하고 써보고 메모하는 것이다. 나는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드는 프로듀서다. 내가 창의력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이 이것이다.

    나를 뮤지컬 세계로 이끌고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했던 동력은 무엇일까 오래도록 생각했다. 스티브 잡스가 말한 딱 두 마디로 답을 얻었다. ‘항상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Stay hungry, Stay foolish)’는 것이다. 식상한 말이 아니다. 오로지 그것을 갈구하고 바보 같을 정도로 우직하게 해내면 그 끝엔 분명 성공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com

    △KED CON(The Korea Economic Daily Conference)=한국경제신문 HiCEO가 만든 지식공유 콘퍼런스다. 이곳에서는 성공 사례, 핫 트렌드, 화제의 인물을 만나볼 수 있다. 연회비 1만원, 월1회 강연 △문의 (02)360-4037

    동영상 보기 hiceo.co.kr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

    △영남대 성악과, 모스크바국립문화예술대 명예철학박사 △KBS 상임안무가, 서울올림픽조직위 지도위원 및 개회식 피날레 안무 기획, 한국뮤지컬협회 부회장 △대표작 ‘사랑은 비를 타고’ ‘오페라의 유령’ ‘미녀와 야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아이러브유’ ‘에비타’ ‘캣츠’ ‘브로드웨이42번가’ ‘천국의 눈물’ 등 △저서 ‘헤이 미스터 프로듀서’ ‘오페라의 유령, 감동은 이렇게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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