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가처분소득은 4069만원으로 1년 전(3639만원)보다 430만원(11.8%) 늘었다. 전체 가구의 평균 가처분소득(3283만원)이 같은 기간 7.7%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속도가 더 빠르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빛 좋은 개살구’다. 지난해 자영업 가구는 가구당 8455만원씩 부채를 진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전(7132만원)보다 1323만원(18.5%)이나 급증했다. 늘어난 소득의 3배가량 빚을 졌다는 뜻이다. 전체 가구의 평균 부채(5205만원)보다 많고, 증가율도 평균(12.7%)보다 훨씬 높다.

자영업자의 전체 부채 중 거주주택 외 담보대출 비중이 34.1%로, 1년 전(32.0%)보다 늘었다. 신용대출 비중도 11.2%에서 12.3%로 증가했다. 가게를 담보로 돈을 빌리거나, 그마저 힘들어 신용대출을 받은 자영업자가 늘었다는 뜻이다.

같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부자 자영업자’와 ‘가난한 자영업자’의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실질가처분소득 기준으로 자영업 가구의 양극화지수는 2003년 0.1475에서 2010년 0.1532로 악화됐다.

소득 양극화지수는 같은 집단 안에서 소득의 격차가 얼마나 벌어지는지를 나타낸 지수로 0이면 집단 내 소득 차이가 전혀 없다는 의미다. 근로자 가구의 양극화지수가 같은 기간 0.1495에서 0.1483으로 개선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자영업 가구들이 근로자 가구보다 양극화가 더 심한 것은 경기변동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탓이다. 경기가 나쁘면 구직자들이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자영업에 뛰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설윤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영업자는 내수소비에 더 민감하다”며 “경기가 나빠지면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