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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해경 피살' 이 안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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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완 베이징 특파원 기자 twkim@hankyung.com
    [취재여록] '해경 피살' 이 안긴 숙제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보는 인터넷포털 바이두(百度)의 뉴스사이트 머리 부분은 지난 14일부터 한국 관련 기사로 도배돼 있다.

    “한국 시위대, 어선 모형 부수고 중국 국기 불태워” “한국 정부, 중국 어선에 총기 사용 허가 검토” 등…. 하나같이 자극적인 제목들이다. 특히 오성홍기를 불태운 모습은 중국인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한국 해경 피살사건이 알려진 지난 12일부터 어제까지 웨이보 등 중국의 인터넷에서는 격한 반응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중국 어민의 불법조역을 방조한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많았다.

    그러나 14일 “중국×× 대한민국을 떠나라!”는 피켓 문구 앞에서 오성홍기가 불타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자 중국 네티즌들의 기류가 바뀌었다. 이 사진에는 즉각 수 백건의 댓글이 달리면서 한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한 개인의 행위에 대해 국가 전체를 모독해서는 안 된다”는 항의 글부터 “한국인들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까지 다양했다. “한국 제품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국인들 역시 대사관 피습사건과 환구시보(環球時報)의 분별없는 논조 등에 감정이 상해 있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한·중 분쟁이 불거질 때마다 국수주의적 입장을 견지해온 환구시보는 이번에도 “별 것 아닌 일로 한국인들이 과도하게 흥분한다”며 한국인들을 자극했다.

    그러나 양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극단적 행동파는 소수일 뿐이다. 환구시보도 마찬가지다.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환구시보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것은 맞지만, 공산당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후루이(胡瑞) 인민일보 인터넷여론 분석가는 이날 “우리 어민들을 위해서라도 중국 정부는 숨진 한국 해경의 가족에게 사과하고 배상을 해야 한다”며 “잘못을 알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큰 나라가 갖춰야 할 용기”라고 썼다.

    중국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고, 한국 정부의 조사에도 성실하게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 진정성은 좀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중국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 확인될 때까지 참는 자세도 필요하다. 저자세 외교만큼이나 국익에 해로운 것은 냉철하지 못한 대응이란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김태완 베이징 특파원 기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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