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 이번 주말에는 안 내려오시는 게 좋겠습니다.”

민주당 호남의원들이 가시방석이다. 초선의 장세환 의원(전주 완산을)의 19대 불출마 선언 유탄이 호남 중진뿐 아니라 지역기반이 취약한 초·재선으로까지 튀고 있다. 당장 주말에 내려가서 지역 유권자들로부터 “초선도 배지를 던졌는데 자네는 어쩔란가?”하는 지역 어른들의 질문공세가 부담이다.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 직후 지역구 일부 보좌관들은 “의원님,이번 주는 서울에 계시는 게 좋겠습니다”는 조언까지 했다고 한다.

장 의원에 이어 15일에는 수도권 3선인 김부겸 의원이 19대 총선에서 민주당 불모지인 대구 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호남 의원들은 ‘패닉’상태다. 수도권 의원들이 선도하는 인적쇄신 태풍 속에 아직까지 민주당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호남 중진들의 불출마 선언이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상대적으로 정치적 인적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민주당 현역 의원에 대한 호남 교체여론은 어느 때보다 높다. 3선 이상 중진 중에서 자기희생적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여론압박이 점차 거세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이날 민주당 내에서는 호남 최다선 중진인 A의원이 조만간 불출마 선언을 할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오는 등 호남 현역 의원들의 거취를 둘러싼 각종 설이 난무했다. 한 재선 의원은 “현재 분위기라면 호남 의원 중진들과 의정활동이 부진한 상당수 의원들의 교체가 불가피할 것 같다”며 “등 떠밀려 불출마하는 것보다 호남 중진들이 선도적으로 자기 희생하는 모습을 통해 당의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주도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