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계열사 사장을 정하는 원칙이 완전히 바뀌었다.’

새롭게 꾸려진 금융부문 사장단을 본 삼성 임직원들의 반응이다. 재무통과 그룹 공채 일색이던 최고경영자(CEO) 진용을 비금융권 인사나 외부 출신들로 구성했다. 금융 계열사 간 수장을 맞바꾸는 ‘스위치 인사’도 있었다. 삼성생명은 두 명의 CEO가 역할 분담을 하던 투톱 체제에서 원톱 체제로 바뀌었다. 금융 선진화를 달성하라는 이건희 회장의 주문대로 금융부문 체질 개선이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 CEO 라인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김창수 삼성화재 사장(56)이다. 김 사장은 1982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주로 인사와 감사 분야에서 일하다 2007년부터 삼성물산 기계플랜트본부장으로 재직했다. 금융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김 사장이 삼성물산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해 사업다각화에 성공한 것처럼 삼성화재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신 대학과 전공이 같은 김석 삼성증권 사장(57)과 박준현 삼성자산운용 사장(58)은 이번에 자리를 바꾸며 전공을 찾아갔다. 투자은행(IB) 부문 전문가인 김 사장은 IB가 본령인 삼성증권을 맡았고 삼성생명 자산운용 파트에서 오래 일한 박 사장은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 수장이 됐다.

김상항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56)이 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이동함에 따라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58)이 혼자 회사를 이끌게 됐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