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마저 성장 날개 꺾이나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가 신흥국 시장으로 빠르게 옮겨 붙고 있다. 중남미 신흥시장의 중심인 브라질의 경제는 3분기 ‘제로(0) 성장’(전분기 대비)에 그쳤다. 세계 경제 규모 2위인 중국은 내수 침체와 수출 감소 등으로 경기둔화가 두드러지며 경착륙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브라질의 올해 3분기 성장률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하는 데 그쳐 1분기 4.2%와 2분기 3.3%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올해 전체로는 3.7%를 기록, 작년(7.5%)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고성장을 지속하던 브라질 경제가 이처럼 둔화세로 돌아선 것은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주요인이다. 유럽은 브라질 무역의 20%를 차지한다. 브라질산 광물과 자동차의 최대 수요처인 유럽이 재정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브라질의 수출이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이와 함께 지난 2년간 브라질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의 3분의 1이 유럽 자금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유럽으로부터의 투자자금 유입도 감소할 전망이다.

소비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브라질 경제의 60%를 차지하는 가구소비 증가율은 3분기 -0.1%를 기록했다.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냈다. 산업 분야별로는 농축산업만 3.2% 성장했을 뿐 제조업(-0.9%)과 서비스업(-0.3%) 등 대부분이 마이너스 성장에 그쳤다.

기두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경기 활동이 위축된 것은 글로벌 경제가 악화된 데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워낙 좋았던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지난해 7.5%였던 브라질 경제성장률이 올해 3%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1일 기준금리를 종전 연 11.5%에서 11.0%로 0.5%포인트 떨어뜨리는 등 경기부양을 위해 올 들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중국 경기도 둔화되고 있다. 중국의 3분기 GDP 증가율은 9.1%로 전 분기 9.5%에서 0.4%포인트 떨어졌다.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로 전월 대비 1.4포인트 하락, 2009년 2월 이후 2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50 아래로 추락했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 국면에 있음을 의미하며 반대로 50 이하로 떨어지면 경기가 수축 국면임을 나타낸다.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수출 감소가 지속될 경우 중국의 4분기 GDP는 8%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