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30일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4090억원에 전량 매각했다. 금호그룹 계열분리를 위한 사실상의 마무리 작업이다. 채권단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유상증자를 통해 박 회장의 그룹 소유권 일부를 회복시켜 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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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과 장남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는 금호석유화학 주식 134만6512주(5.3%)와 130만9280주(5.15%) 등 총 265만5792주(10.45%)를 이날 오전 증시 개장 전 국내외 기관투자가에게 전량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지난 29일 종가(16만5500원)에서 6.95% 할인된 15만4000원이다. 박 회장 부자(父子)는 주식 매각으로 409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날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 주식은 각각 전날보다 2.34%(170원), 7.55%(1만2500원) 급등했다.

이번 주식 매각은 건설업 불황으로 재무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금호산업 경영을 정상화하자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금호산업은 연말 재무제표 기준 자본잠식에 빠져 내년 2월까지 신규 자금을 수혈받아야 하지만, 채권단은 자금 지원을 꺼리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12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유상증자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유상증자에 2~3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시간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좌동욱/서정환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