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했으나 증시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증권사들은 29일 전망했다.

피치는 28일(현지시간) 미국의 성장률 둔화 예상과 부채 증가를 들어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미국의 신용등급은 최고등급인 'AAA'를 유지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용등급이 아닌 등급 전망을 내린 것인 데다 피치의 이런 조치는 이미 예고됐다는 점을 들어 국내 증시에 큰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미국 슈퍼위원회의 재정 감축안 협상 무산 때 다른 신평사와 달리 피치는 이미 등급 조정 가능성을 예고했다"며 "피치의 등급 전망 하향이 뉴욕증시 급등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등급을 내린 것이 아니라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어서 영향은 크지 않다"며 "시장을 괴롭힐 만한 변수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 마주옥 투자전략팀장도 "신용등급을 조정한 게 아니고 전망만 부정적으로 내렸는데 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크게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신용등급은 최고등급 그대로 유지했다는데 관심이 모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면 통상 3∼6개월 사이에 등급 조정을 하게 된다"면서 "하지만 새로운 뉴스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우려했던 것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지난 8월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경험도 있어 증시에 큰 이슈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전망이 조정된 것이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