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 부는 '거센 女風'
자동차 업계에 ‘여풍’이 불고 있다. 수입차업체뿐만 아니라 국내 자동차업체들도 마케팅 및 홍보 분야의 여성 인력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여성들이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홍보·마케팅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포드코리아는 최근 노선희 이사(39)를 홍보담당 임원으로 스카우트했다. 노 이사는 1995년부터 삼성전자 국제본부, GE 플라스틱, KPMG 컨설팅 등 글로벌 기업에서 마케팅 및 홍보를 맡아온 이 분야 전문가다. 특히 2005년부터 스웨덴의 상용차업체인 스카니아 코리아에서 마케팅 및 홍보 총괄을 역임했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노 이사는 오랫동안 홍보 마케팅 분야에 몸담아왔고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강점이 있다”며 “포드의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마련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GM은 지난 9월 HSBC 은행 출신의 황지나 전무(51)를 영입했다. 황 전무는 이경애 전무(40)와 함께 각각 홍보와 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한국GM의 두 명뿐인 전무급 여성임원이 홍보·마케팅 분야에 전진배치된 것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이경애 전무는 쉐보레 브랜드 도입을 주도한 인물”이라며 “황 전무는 앞으로 기업 이미지를 정착시키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메르세데스벤츠, BMW코리아, 아우디코리아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3사에도 모두 여성 임원들이 홍보·마케팅 분야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 이연경 아우디코리아 마케팅총괄 이사(36)는 2001년부터 아우디 수입 판매원인 고진모터스에 입사해 10년째 아우디에 몸담고 있다. 2008년 서른셋 나이로 최연소 이사에 올랐다. 주양예 BMW코리아 이사(39)는 홍보와 마케팅 총괄책임자로서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벤츠의 박주혜 상무(40)는 2000년부터 8년간 루이비통코리아에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럭셔리 브랜드 업계에서 쌓은 노하우를 벤츠 마케팅에 접목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 특유의 꼼꼼함과 섬세함이 감성적인 마케팅을 강화하는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진다”며 “여성들이 남성보다 실력으로 평가받고자 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