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웠다. 누군가 내게 ‘나는 기자다(나기자)’ 전형을 치르는 두 달여 동안 어땠는지 묻는다면 한마디로 이렇게 대답하겠다. 예선부터 최종 결선까지 다섯 번의 기사 작성을 하는 내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며 즐겁게 임했다. 심지어 결선일에는 마치 소풍 가는 것처럼 들떠서 나갔다. 많은 언론사의 시험과 면접을 치렀지만 이런 즐거움은 처음이었다.

내가 쓴 기사가 온라인을 통해 누군가에게 보이고 평가받는다는 것도 감사하게만 느껴졌다. ‘나기자’ 전형이 단순한 채용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이유다. 전형을 치르는 내내 주변의 목소리가 신경 쓰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결국엔 ‘스펙’으로 거르게 될 것이다” “이건 채용을 빙자한 ‘쇼’다” “공신력이 없다” 등등. 하지만 결과는 모든 논란을 종식시킬 것이다. 특출날 것 없는 내가 합격했기 때문이다.

내 스펙은 내세울 것도 별로 없다. 면접장에 들어가면 면접관들이 한번 훑어보고 별 관심 없이 지나칠 법한 스펙이다. 학벌을 따지는 일부 언론사에서는 ‘당연히’ 서류전형에서부터 탈락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믿는 구석이 있었다. 스펙은 보잘 것 없지만 4년 내내 글 쓰는 학과에서 공부했다. 시 소설에서부터 기사에 이르기까지 써보지 않은 글이 없다. 한국경제신문의 시각은 나의 ‘믿는 구석’을 관통했다. 그것도 ‘쇼’의 대상으로 이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수습기자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말이다.

지금 내 꿈은 간단하다. ‘나는 기자다’ 2기가 생겼으면 좋겠다. 채용 여부를 떠나 참여 자체만으로 언론사 지망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전형이다. 내년에도 많은 예비기자들이 이 전형을 통해 스스로를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물론 그러려면 ‘나부터 잘해야’ 한다. 좋은 취재와 기사를 통해 ‘나기자’ 전형에 공신력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조금은 두렵지만 괜찮다. 여전히 스스로 믿는 구석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