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부인, 튀는 퍼스트레이디 예고
시진핑(習進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부인으로 차기 ‘퍼스트레이디’ 자리를 예약한 펑리위안(彭麗媛·49·사진)이 대외활동의 보폭을 넓히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남편의 그늘에서 내조에만 힘써온 과거 ‘주석의 부인’들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27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부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은 지난 24일 중국문학예술계연합회 부주석에 선출됐다. 이 연합회는 중국작가협회 등 50여개의 전국 규모 예술단체를 관리하는 중국 문화계 대표기구다. 펑리위안은 지난 6월 세계보건기구(WHO)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결핵 예방 친선대사로 임명돼 활동하고 있다. 당시 그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임명식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펑리위안은 중국군 소장 계급장을 단 현역 군인이다. 또 1980년대 ‘희망의 들판 위에서’라는 혁명가요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국민 가수이기도 하다. 얼마 전까지 중국인에게 시 부주석은 ‘펑리위안의 남편’으로 알려졌을 정도로 그의 유명세는 남편을 압도한다.

그는 남편이 차기 최고 지도자로 부상한 뒤에도 공개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 과거의 중국 퍼스트레이디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성도일보는 “펑리위안의 노래와 미모가 시 부주석의 외교적 역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중국 정부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서 ‘펑리위안’이라는 검색어를 차단할 정도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역대 퍼스트레이디 중 대중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준 인물은 류사오치(劉少奇)의 부인 왕광메이(王光美)였다. 그는 남편의 대외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치파오(旗袍·중국의 전통 여성복장) 외교’라는 말까지 만들어냈다. 그러나 문화혁명기에 마오쩌둥(毛澤東)의 부인 장칭(江靑)에게 혹독한 보복을 당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부인 줘린(卓琳), 리셴녠(李先念)의 부인 린자메이(林佳媚), 장쩌민(江澤民)의 부인 왕예핑(王冶坪) 그리고 현 주석인 후진타오(胡錦濤)의 부인 류융칭(劉永淸)도 대중과는 거리가 멀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