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야후 인수 행보가 빨라지면서 인터넷·포털업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NHN 다음 등 국내 포털업체와는 직접적인 상관 관계가 없다면서도 인수·합병(M&A)의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MS가 야후와 인수를 앞두고 야후의 재정상태를 조사할 수 있는 비밀유지계약(NDA)을 맺었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MS는 TPG캐피털과 실버레이크 등 사모펀드들과 공동으로 야후가 제3자와 매각협상을 하지 못하게 하는 협정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MS의 야후 인수가 가시화 될 경우 인터넷 포털시장에서 구글과의 전쟁이 격렬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MS사가 야후를 인수하게 되면 이미 끝난 미국 포탈 시장의 경쟁이 다시 한번 격해질 수 있다"며 "국내 시장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기보다 일단 다음 등이 M&A 대상으로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태열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시장과의 직접적인 관계는 야후의 자회사인 오버추어코리아와의 관계를 꼽을 수 있다"며 "가능성은 낮지만 MS가 야후의 아시아시장 정책을 변경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경우 다음에는 불확실 요인이 될 우려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기본적으로 국내 인터넷 포털시장에서는 빙(MS)과 구글, 야후 등 해외 업체들의 비중이 유독 낮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심리적으로는 다음에 대한 M&A 자극제 역할을 기대해볼 수는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대주주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전문 경영인 체체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M&A 매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이사는 "다음이 M&A 대상으로 떠오른다면 SKT 또는 KT 같은 이통사 계열이나 유사업종의 엔씨소프트 같이 자금력이 있는 업체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로 다음은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방한했던 지난 7일 구글로의 피인수설에 시달렸다. 공시를 통해 부인을 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다음이 언제든 1순위 매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나 위원은 "하드웨어 제조업체와 네트워크, 콘텐츠 사업자 간의 융복합이 진행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대기업이나 통신업체가 인수를 타진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