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택선 교수의 생생 경제] (15) 교역조건의 악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노택선 < 한국외국어대 경제학 교수 tsroh@hufs.ac.kr >
대외 교역조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3분기 순상품 교역조건은 78.7로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가장 악화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9.9%나 떨어진 수준이다.
순상품 교역조건은 한마디로 수입재에 대한 수출재의 상대가격을 말한다. 바꿔 말하면 재화 1단위를 수출해 번 돈으로 몇 단위의 수입재를 살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교환비율이다. 그런데 이를 계산하는 데는 수입단가지수와 수출단가지수를 활용한다. 기준연도의 수입단가지수와 수출단가지수를 각각 100으로 하고 올해의 수입,수출단가지수가 얼마인지를 갖고 산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올 3분기의 수입단가지수는 2005년을 기준(100)으로 143.1이었고 수출단가지수는 112.7이었으므로 순상품 교역조건은 78.7이었던 것이다.
2005년 냉장고 1대를 1000달러에 수출,배럴당 100달러인 원유를 10단위 수입할 수 있었다고 하자.그런데 올 3분기 냉장고 가격은 1127달러가 된 반면 원유가격은 143.1달러가 돼 냉장고 1대를 수출해 원유 7.87배럴밖에는 수입할 수 없게 됐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교역조건이 악화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순상품 교역조건은 2007년 2분기부터 2008년 4분기 75선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가 2009년 90선까지 회복됐지만 최근 다시 급락하는 모습이다.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당연히 수출가격은 덜 오르고 수입물품의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수출가격의 경우 주력인 정보기술(IT) 관련 제품의 수출단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비해 수입가격의 경우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었다.
교역조건이 악화되면 실질무역의 손실을 초래함으로써 국내총소득(GDI)의 감소를 가져온다. GDI는 국내총생산(GDP)에서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익을 더해 구매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말하자면 생산해서 벌어들인 돈을 가지고 밖에 나가 물건을 얼마나 살 수 있는지 하는,생산능력을 구매능력의 개념으로 전환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지난 3분기만 해도 실질 GDI는 실질 GDP 271조원보다 17조원 넘게 낮았다. 열심히 생산한 것에 비해 돈의 '쓸모'가 그만큼 작아졌다는 말이다.
교역조건의 악화는 주로 상품의 국제시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우리가 독자적으로 재화의 국제가격을 변화시키는 대책을 마련할 수는 없다. 다만 기술개발 등을 통해 값어치가 나가는 고부가가치의 상품을 수출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아울러 원유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도 장기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다.
노택선 < 한국외국어대 경제학 교수 tsroh@hufs.ac.kr >
순상품 교역조건은 한마디로 수입재에 대한 수출재의 상대가격을 말한다. 바꿔 말하면 재화 1단위를 수출해 번 돈으로 몇 단위의 수입재를 살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교환비율이다. 그런데 이를 계산하는 데는 수입단가지수와 수출단가지수를 활용한다. 기준연도의 수입단가지수와 수출단가지수를 각각 100으로 하고 올해의 수입,수출단가지수가 얼마인지를 갖고 산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올 3분기의 수입단가지수는 2005년을 기준(100)으로 143.1이었고 수출단가지수는 112.7이었으므로 순상품 교역조건은 78.7이었던 것이다.
2005년 냉장고 1대를 1000달러에 수출,배럴당 100달러인 원유를 10단위 수입할 수 있었다고 하자.그런데 올 3분기 냉장고 가격은 1127달러가 된 반면 원유가격은 143.1달러가 돼 냉장고 1대를 수출해 원유 7.87배럴밖에는 수입할 수 없게 됐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교역조건이 악화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순상품 교역조건은 2007년 2분기부터 2008년 4분기 75선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가 2009년 90선까지 회복됐지만 최근 다시 급락하는 모습이다.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당연히 수출가격은 덜 오르고 수입물품의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수출가격의 경우 주력인 정보기술(IT) 관련 제품의 수출단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비해 수입가격의 경우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었다.
교역조건이 악화되면 실질무역의 손실을 초래함으로써 국내총소득(GDI)의 감소를 가져온다. GDI는 국내총생산(GDP)에서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익을 더해 구매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말하자면 생산해서 벌어들인 돈을 가지고 밖에 나가 물건을 얼마나 살 수 있는지 하는,생산능력을 구매능력의 개념으로 전환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지난 3분기만 해도 실질 GDI는 실질 GDP 271조원보다 17조원 넘게 낮았다. 열심히 생산한 것에 비해 돈의 '쓸모'가 그만큼 작아졌다는 말이다.
교역조건의 악화는 주로 상품의 국제시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우리가 독자적으로 재화의 국제가격을 변화시키는 대책을 마련할 수는 없다. 다만 기술개발 등을 통해 값어치가 나가는 고부가가치의 상품을 수출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아울러 원유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도 장기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다.
노택선 < 한국외국어대 경제학 교수 tsroh@hufs.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