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여당인 한나라당이 22일 국회 본회의를 단독으로 소집,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표결로 강행 처리한 데 대해 대체로 불가피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절차상의 무리함에도 불구하고 국가경제 발전을 위한 의미 있는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등 논란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후속 협상을 통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매끄럽지 않았지만 강행처리 불가피했다"
늦은 감이 있다. 내년 상반기 수출이 어렵기 때문에 그나마 경기하강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것이다. 이제는 한 · 미 FTA를 기업들이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통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기업이 한 · 미 FTA를 하나의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업형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합작품이라는 의미에서 기념할 만하다. 일본이 제일 겁나는 일을 했다고 본다. 국회 처리절차가 매끄럽지 못했지만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 한 · 중, 한 · 일도 검토해보고 그 과정에서 경쟁력을 쌓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계속 경제영토를 확장해나가야 한다.

◆이승훈 서울대 명예교수

좋은 모양새가 아니었지만 통과시켜야 하는 것이었다. 여당이 참을 만큼 참았다는 생각이다. 어떻게든 통과돼서 다행이다. 이제 정부 여당이 정치력을 발휘해 야당이 무엇을 원하고 반대했는지 추슬러가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ISD 문제는 대통령이 미국과 추가협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제기준에 맞는 합의가 나오길 기대한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이미 더 나올 게 없다. 끌 만큼 끌었다. ISD 갖고 붙들고 늘어지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것이다. 타협이 된다고 보면 더 길게 해서라도 하겠지만 아예 안 하겠다는 걸 어떻게 하겠나. 강행 처리가 불가피했다고 본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부문장

우리나라와 미국처럼 경제구조가 다른 나라들 간 FTA는 서로에게 분명 도움이 된다. 기본적으로 찬성 입장이다. 물론 우려되는 측면에 대해서는 앞으로 어떻게 최소화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사실 농업경쟁력 강화 등도 20년 이상 논의돼 왔던 게 아니냐.ISD도 찬반 논란이 뜨거웠지만 향후에 추가적인 논의가 가능하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지난 17일 FTA 비준을 촉구하는 지식인 300인 선언에 참여했다. 이번 비준 통과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일이다. 체증이 다 내려갔다. 야당과는 당초부터 합의되기가 힘들었다고 본다.

FTA 기대 효과를 누리려면 기업들이 FTA를 활용하는데 준비를 잘해야 하고 정치권은 내년 1월 발효를 위해 혹시라도 더 고쳐야 할 (하위)규정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ISD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미국과 협의하겠다는 건지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서욱진/주용석/서보미/이호기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