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폐 끼치는 '황제'…우즈를 어찌할꼬
"백상어가 드디어 이빨을 드러냈다. "

'호주의 백상어'로 불리는 그레그 노먼(호주) 인터내셔널팀 단장의 지략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노먼은 프레지던츠컵 2라운드에서 베테랑과 신예를 한 조로 묶어 신 · 구의 조화를 꾀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노먼은 18일 호주 멜버른의 로열멜버른GC(파71)에서 포볼 방식(각자 볼로 플레이한 뒤 좋은 스코어 채택)으로 치른 2라운드에서 첫날 미국팀의 '필승 카드'였던 타이거 우즈-스티브 스트리커 조를 격침하며 인터내셔널팀의 유일한 승자가 됐던 애덤 스콧(호주)과 최경주(41)를 분리시켰다.

노먼은 스콧을 전날 양용은과 6&5(5홀 남기고 6홀차)로 대패한 김경태와 묶었고,양용은은 호주의 베테랑 로버트 앨런비와 한 조로 짰다. 최경주는 제프 오길비(호주)의 '멘토'가 됐다.

첫날 1승2무3패로 부진했던 인터내셔널팀은 이날 노먼의 작전이 먹혀들면서 3승3패로 일단 미국팀의 상승세를 꺾는 데 성공했다.

최경주-오길비 조는 빌 하스-닉 워트니 조를 만나 마지막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1UP(한 홀차)으로 이겼다. 오길비는 5번홀(파3)에서 티샷을 왼쪽 그린사이드 벙커에 빠뜨렸으나 벙커샷을 그대로 홀인시키며 버디를 낚아 앞서 나갔다. 오길비는 6번홀(파4)에서도 2.4m 버디를 성공시켜 2홀차 리드를 만들어냈다.

반격에 나선 미국팀은 하스가 9번홀(파4)에서 12m 버디를 떨구고 11번홀(파4 · 334야드)에서는 드라이버로 '1온'에 성공한 뒤 2m 이글을 집어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그러나 미국팀은 다음홀에서 벙커를 전전하며 두 선수 모두 보기에 그쳤고 오길비가 파를 잡아 한 홀차로 인터내셔널팀이 다시 앞섰다. 13번홀(파4)에서는 오길비가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렸으나 최경주가 파를 기록해 우세를 지켰다.

최경주는 이날 버디를 1개도 잡지 못해 혼자 버디 3개를 뽑아낸 오길비의 활약에 다소 가렸지만 팀내 유일하게 2승을 따내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더스틴 존슨과 짝을 이룬 우즈는 선전했으나 떠오르는 호주의 신예 제이슨 데이-애런 배들레이 조에 한 홀차 패배를 당했다. 우즈가 이틀 연속 패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즈는 또 미국팀 가운데 유일하게 점수를 보태지 못한 선수가 됐다.

김경태와 양용은은 이틀 연속 부진했다. 스콧-김경태 조는 필 미켈슨-짐 퓨릭 조에 2&1으로 무릎을 꿇었고,양용은-앨런비 조는 매트 쿠차-스트리커 조에 4&3로 완패를 당했다. 남아공 '듀오' 레티프 구센-찰 슈워젤 조는 헌터 메이헌-데이비드 톰스 조를 2&1으로 이겼다.

미국팀은 2라운드 합계 7-5로 2점차 앞섰다. 3라운드는 포섬 5경기와 포볼 5경기가 열리고 마지막 날에는 12명이 1 대 1로 맞붙는 싱글 매치플레이가 펼쳐진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