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철수硏 주식 광풍, 안철수는 즐기면 그만?
문제는 거품이 꺼진 뒤의 상황이다.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몇년 동안이나 2만원 안팎에서 꼼짝않다가 대주주인 안 원장이 정치 행보를 시작한 이후 10만원으로까지 폭등했다. 그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돈 지난 9월부터 주가가 급등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인 10월24일에는 처음으로 10만원을 넘어섰다. 최근의 투기 바람은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면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추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렇지 않고는 배당도 적고 이익률도 낮은 기업의 주가수익비율이 50배에 육박할 까닭이 없다. 이 회사는 내수기업이어서 세계의 큰 시장을 상대로 매출이나 이익이 급성장할 가능성도 없다. 개미들의 기대가 산산조각날 경우 그 피해가 얼마나 클지는 예상하기도 어렵다.
안 원장은 안철수연구소와의 관계를 분명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안 원장의 지분가치는 어림잡아 3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절묘하게도 바로 이 시점을 택해 이뤄진 주식 기부는 평소라면 200억원도 안되는 것이 졸지에 1500억원으로 불어났다. 주가 이상 급등의 최대 수혜자가 바로 안 교수인 것이다. 공교롭게도 안 원장의 최대 멘토라는 박경철 씨는 소위 주식 전문가로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다. 주가급등과 주식기부 문제에도 멘토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지만 만일 그렇다면 이는 결코 작지 않은 문제다.
CEO 출신인 안 원장도 이런 상황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증시에선 대선 테마주가 60여개나 난무하고 투기성 매수세가 개입해 뒤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안 원장은 개미들의 무덤 위에 앉아 즐기기만 하면 그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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